Jul 19, 2015

우리말, 아는 척과 알은척 2015-07-17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7. 17.(금요일)
'알은척하다, 알은체하다'는 한 낱말(사전에 한 낱말로 올라있음)이므로 붙여 써야 하고,
'아는 체하다, 아는 척하다'는 한 낱말이 아니므로 띄어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태풍 영향으로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덜 더울 것 같습니다.

어제는 하루 종일 학생 발명품 심사를 했습니다.
학생들이 공들여 만든 작품을 심사해야 하기에, 꼼꼼하게 보면서도 겸손한 마음으로 평가를 했습니다.
평가에 들어가기에 앞서,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하고, 지적은 되도록 하지 않겠다고 맘먹었습니다.
다행히 온종일 평가하면서도 지적과 아는 척은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

흔히, 알은체하다, 아는 체하다, 알은척하다, 아는 척하다를 자주 헷갈립니다.
'아는 체하다, 아는 척하다'는 어떠한 사실에 대해서 알지 못하면서
아는 것처럼 꾸민다는 뜻입니다.
'잘 모르면서 아는 척하면 큰 코 다친다'처럼 씁니다.

'알은척하다, 알은체하다'는
"어떤 일에 관심을 가지는 듯한 태도를 보임"
"사람을 보고 인사하는 표정을 지음"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안면이 있음을 뜻하는 말이죠.
'다음에 만나면 알은척이나 해라.'
'누가 너에게 알은척하던데, 잘 알아?'처럼 씁니다.

중요한 것은
'알은척하다, 알은체하다'는 한 낱말(사전에 한 낱말로 올라있음)이므로 붙여 써야 하고,
'아는 체하다, 아는 척하다'는 한 낱말이 아니므로 띄어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제 심사하면서 아는 척 하지 않았고,
심사위원 몇 분과는 알은척 인사를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거북하다와 보깨다]

안녕하세요.

요즘 속이 참 거북합니다.
아무래도 사돈이 논을 사셨는지 전화를 드려봐야 할 것 같네요. ^^*

먹은 것이 소화가 잘 안 되어 속이 답답하고 그럴 때
'거북하다'고 합니다.
그 낱말 말고 다른 낱말은 없을까요?

'거북하다'는 뭔가 자연스럽지 못할 때 씁니다.
거북하다에는 자연스럽지 못하거나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이 있습니다.
속이 자연스럽지 않을 때 속이 거북하다고 하고,
다리가 아플 때 걷기가 거북하다고 하죠.

잘 아시는 '더부룩하다'도 있습니다.
"소화가 잘 안 되어 배 속이 거북하다."는 뜻입니다.

비슷한 뜻의 낱말로 '보깨다'도 있습니다.
"먹은 것이 소화가 잘 안 되어 속이 답답하고 거북하게 느껴지다."는 뜻과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마음이 번거롭거나 불편하게 되다."는 뜻이 있습니다.
딱 요즘 저를 두고 만든 낱말 같습니다.
사라져가는 이런 낱말은 살려 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속이 더부룩해서 거북한데다,
어제저녁에 갑자기 큰일이 하나 생겨 그거 때우느라 신경을 썼더니
어제저녁과 오늘 아침 밥맛이 없어 먹지를 못했습니다.
제가 보기보다는 속이 여리답니다. 여러 면에서... ^^*

이렇게 몸과 마음이 보깰 제면 편지쓰기도 버겁습니다.
오늘 하루 더 견뎌보고 저녁에도 풀리지 않으면 내일은 병원에 한번 가봐야겠네요.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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