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14, 2015

우리말, 비비다/부비다 2015-05-15

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5. 15.(금요일)
안녕하세요.

어제는 너무 바빠서 우리말 편지를 보낼 짬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편지를 보내지 않은 것도 몰랐습니다. ^^*
오늘도 아침부터 정신없이 일이 밀려오네요.
이렇게 일과 부대끼며 사는 것이 삶이겠죠? ^^*

우리말에 '비비다'가 있습니다.
"두 물체를 맞대어 문지르다"는 뜻으로
아이들이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양복의 옷소매는 박박 비벼야 때가 빠진다처럼 씁니다.

'비비다'에는
"많은 사람 틈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다."는 뜻과
"어려운 상황을 이겨 내기 위하여 억척스럽게 버티다."는 뜻도 있습니다.
"사람이나 일에 시달려 크게 괴로움을 겪다"는 뜻을 지닌 '부대끼다'와 비슷한 뜻으로도 쓰이는 거죠.
월급 받으려면 일을 해야 하고, 일하는 것은 부대끼는 것이겠죠. ^^*

그러나 '부비다'는 낱말은 없습니다.
춤출 때 '부비부비'라고도 한다지만, 우리말 사전에 '부비다'는 낱말은 없습니다. '비비다'입니다.

'비비적비비적'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비적부비적'이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일과 부대끼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

늘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수군수군과 소곤소곤]

안녕하세요.

오늘 낼 사이에 제 일터에 인사이동이 있나 봅니다.
소문만 무성하고,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모여 소곤거리는 게 눈에 띄네요.

흔히
몇 사람이 모여 다른 사람은 알아듣지 못하도록 자기들끼리 작은 목소리로 얘기하거나,
서로 귀에 대고 조용히 얘기하는 모습을 두고 '소근거리다'나 '수근거리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은 표준말이 아닙니다.
'소곤거리다, 수군거리다'로 써야 바릅니다.

표준어 규정에는 약간의 발음 차이로 몇 형태가 같이 쓰이면 더 일반적으로 쓰이는 형태 하나만을 표준어로 삼는다고 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소곤거리다, 수군거리다'가 표준말이고
그런 모양을 나타내는 낱말이 '소곤소곤'입니다.
센말은 '쏘곤쏘곤', 큰말은 '수군수군'입니다.
따라서 소곤소곤 속삭이다, 쏘곤쏘곤 귀엣말을 하다, 수군수군 이야기하다처럼 쓰는 게 맞습니다.

제가 이 과로 온 지 2년 반이 되었는데
이번 인사에 다른 과로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연구소로 돌아간다고 희망은 했는데 이번에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네요.
아마도 본청에서 몇 년 더 굴러야 할 것 같습니다.

옆에서 인사 문제로 소곤거리는 말 속에 제 이름도 들어 있을까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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