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3, 2015

우리말, '말아요'라 하지 마요 2015-05-01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5. 1.(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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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말아요'라 하지 마요

요즘 ‘어벤져스2’라는 미국 영화가 우리나라에 개봉되어 많은 관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 한다. 영어를 잘 못 알아듣는 ‘평범한’ 우리는 외국 영화를 보다 보면, 눈길이 쉴 새 없이 한글 자막 쪽으로 오가게 된다. 이 영화처럼 수많은 영웅들이 한꺼번에 나오게 되면, 영상과 자막을 오가는 눈알의 움직임이 얼마나 빠르냐가 영화 이해도를 좌우하기도 한다.

그런데 외화에서 자주 눈에 띄는 자막 가운데 ‘그러지 마요’, ‘하지 마요’라는 표현이 있다. 우리의 언어 습관에는 아무래도 ‘그러지 마요’, ‘하지 마요’보다는 ‘그러지 말아요’, ‘하지 말아요’가 자연스럽기 때문에, ‘마요’라는 말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때에는 영화 자막에서 보여주는 대로 ‘그러지 마요’, ‘하지 마요’가 올바른 말이다.

‘말다’의 어간 ‘말-’에 어미 ‘-아’ 또는 ‘-아라’가 붙으면 ‘말아’, ‘말아라’처럼 되는데, 우리말 어법에는 이때에 받침 ‘-ㄹ’이 탈락해서 각각 ‘마’와 ‘마라’가 된다. 그래서 ‘하지 마’, ‘하지 마라’처럼 쓰인다. 마찬가지로 ‘마’ 뒤에 보조사 ‘요’가 붙어서 ‘하지 마요’가 되는 것이다. 우리 귀에 이미 익숙해 있다 하더라도 어법에 맞는 바른말을 받아들여 바로잡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안되다'와 '안 되다']

안녕하세요.

요즘 정말 바쁘네요.
일터 일을 이야기하면 잡혀갈지 모르지만,
요즘은 일이 겹쳐서 너무 바쁩니다.
지금 감사원 감사받고 있으며,
다음 주에 국회 국정감사 있고,
국정감사 직후에 조직개편이 있습니다.
어제는 장관님이 일터에 다녀가셨습니다.
이런 일들은 1-2년에 한 번씩 오거나 따로따로 오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겹쳐서 한꺼번에 오네요.
그것 때문에 거의 날마다 집에도 제대로 못 들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부서에서 그걸 다 챙겨야 하거든요.

어제는 집에 들어가면서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거울에 비친 제 얼굴을 보니
제가 봐도 몹시 안됐더군요.
왜 그리 삭았고 가선이 졌는지... ^^*

오늘은 삭은 제 얼굴에 생기가 돌기를 빌며
'안되다'와 '안 되다'를 갈라볼게요.

'안 되다'의 '안'은 '아니'의 준말로 품사는 어찌씨(부사)입니다.
따라서 뒤에 오는 낱말과 띄어 써야 합니다.
안 벌고 안 쓰다, 안 춥다, 비가 안 온다처럼 씁니다.
'안 되다'처럼 '안'과 '되다'를 띄어 써야 바릅니다.

그러나 '안되다'는 한 낱말입니다.
근심이나 병 따위로 얼굴이 많이 상하다는 뜻과 섭섭하거나 가엾어 마음이 언짢다는 뜻이 있습니다.
몸살을 앓더니 얼굴이 많이 안됐구나, 안색이 안돼 보여서 보약을 지어 보냈다, 그것참 안됐군처럼 씁니다.

따라서
'안 되다'와 '안되다'는 뜻이 다릅니다.
별것 아닌 띄어쓰기지만 이렇게 뜻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못'도 '안'과 마찬가지입니다.
'못 하다'와 '못하다'로 쓸 수 있고
그 뜻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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