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5, 2015

우리말, '집안'과 '집 안' 2015-05-04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5. 4.(월요일)
안녕하세요.

오늘 쉬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네요. ^^*

가끔 편지에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저희 집안으로 보면 8대 독자입니다.
그 녀석이 이제는 제법 컸다고 저와 같이 있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사회복지시설 어린이에게 솜사탕을 같이 만들어주고,
오후에는 평상에 페인트도 칠하며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오늘 새벽에는 같이 목욕탕에도 다녀왔습니다.
이렇게 될 수 있으면 같이 있는 시간을 만들고자 하는데, 이 녀석은 별로 내키지 않나 봅니다.
그냥 시큰둥하게 따라 할 뿐입니다.

그렇다 보니 집 안에서 제가 부르지 않으면 보이지 않습니다.
혼자 방에서 놀 때가 더 잦으니까요.

사춘기 남자아이와 친하게 지내는 방법 없나요? ^^*

오늘은 '집안'과 '집 안'을 갈라 보겠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집'은 사람이 살고자 지은 건물이고,
'안'은 바깥이 아닌 안쪽입니다.
'집'이나 '안' 모두 이름씨입니다.
이 두 낱말이 합쳐지면 또 다른 뜻이 됩니다.
바로 "가족을 구성원으로 하여 살림을 꾸려 나가는 공동체. 또는 가까운 일가."라는 뜻입니다.
'집안 어른, 집안 걱정, 집안 내력, 양반 집안'처럼 씁니다.

이렇게 '집 안'과 '집안'은 다릅니다.

제 아들은
저희 '집안'에서는 8대 독자이지만,
사춘기에 접어든 요즘 '집 안'에서 보기 힘듭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꿩 먹고 알 먹고]

우리 익은말(속담)에 '도랑 치고 가재 잡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무슨 뜻인지 다 아시죠?
한 가지 일로 두 가지 이익을 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꿩 먹고 알 먹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임도 보고 뽕도 따고, 굿 보고 떡 먹고 따위와 같은 뜻입니다.
여기까지는 다 아시는 이야기죠? ^^*

아마도 여러분이 모르실 이야기를 해 드릴게요.

1.
꿩 먹고 알 먹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임도 보고 뽕도 따고, 굿 보고 떡 먹고는 모두 사전에 오른 속담입니다.
그러나 같은 뜻인
마당 쓸고 돈 줍고나 피박에 싹쓸이는 사전에 오르지 못한 속담입니다.
우리말 편지에서 낸 문제 풀면서
공부하고 선물타고...뭐 이런 것도 사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

2.
사전에서 '도랑 치고 가재 잡는다'를 찾아보면
한 가지 일로 두 가지 이익을 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뜻 말고 하나가 더 있습니다.
그 뜻이 오히려 앞에 나옵니다.
바로 "일의 순서가 바뀌었기 때문에 애쓴 보람이 나타나지 않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무슨 뜻인고 하니
도랑을 치고 나면 돌 틈이나 돌 밑에 숨어 사는 가재를 잡을 수 없으므로 일의 순서가 잘못된 것을 이릅니다.

이번 주는 여러분 모두 좋은 일만 많이 생기기를 빕니다.
꿩 먹고 알 먹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임도 보고 뽕도 따고, 굿 보고 떡 먹는 일만 생기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영어 속담에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A rolling stone gathers no moss.)"는 게 있습니다.
머리와 몸을 부지런히 쓰고 움직여야 녹이 슬지 않는다는 뜻 정도 될 겁니다.
그렇게 알고 계시죠?

여기도 다른 뜻이 있습니다.
이끼(moss)를 쇠에 스는 녹처럼 좋은 않은 것으로 보면
열심히 움직여야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 수 있고,
이끼를 연륜이나 업적같이 좋은 뜻으로 보면,
한우물을 파지 않으면 이루는 게 없다는 뜻이 됩니다.
저는 뒤에 오는 게 본디 뜻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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