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30, 2015

우리말, 파머 가뭄 지수 2015-03-31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3. 31.(화요일)
안녕하세요.

오늘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좀 많이 내리면 좋겠습니다. 지금 가뭄이 심하거든요.

아침 뉴스 자막에서 보니 '파머 가뭄 지수'라고 나오더군요.
그 자막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방송이 우리말을 망치고 있다는 것은 잘 알지만 이 정도 일줄은 정말 몰랐거든요.
'파머 가뭄 지수'
아마도 농민들이 느끼는 가뭄의 정도를 그렇게 나타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말편지에서 기상청과 방송국을 꼬집고자 편지를 쓰면서 여기저기 자료를 좀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파머'는 farmer가 아니라 Palmer라는 사람 이름이네요. 천만다행입니다. ^^*
'파머 가뭄 지수'는 1965년 Palmer가 만든 수분지수모형이라고합니다.
그러면 그렇지, 우리나라 방송이 이렇게까지 엉망일 리는 없잖아요. ^___^*

그래도….
많은 사람이 잘 모르는 '파머 가뭄 지수'를 뉴스 자막에 띄울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뉴스는 시청자에게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지, 방송사의 지식을 자랑하는 게 아니니까요.

어쨌든,
이번에는 비가 좀 많이 내려 가뭄이 쏙 들어가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알켜주다와 갈켜주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신문 기사 하나 소개할게요.
민법을 우리말로 알기 쉽게 바꾼다는 내용입니다.
http://media.daum.net/economic/stock/others/view.html?cateid=100035&newsid=20080903182615682&p=moneytoday&RIGHT_COMM=R10

어제 들은 말인데 귀에 좀 거슬리는 게 있어 오늘 소개할게요.
흔히 누군가에게 무엇을 알려준다고 할 때 "알켜줄게"라고 합니다.
내가 내일 알켜줄게, 네가 어제 알켜준 게 이상하더라...뭐 이렇게 씁니다.
심지어는 '갈켜주다'고도 합니다.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알켜주다'나 '갈켜주다'는 낱말은 없습니다.
알리다, 가르치다, 가리키다는 있습니다.

'알리다'는 알다의 사동사로 본부에 상황을 알리다처럼 씁니다.
'가르치다'는 지식이나 기능, 이치 따위를 깨닫거나 익히게 하다는 뜻으로 그는 나에게 운전을 가르쳤다처럼 씁니다.
'가리키다'는 손가락 따위로 어떤 방향이나 대상을 집어서 보이거나 말하거나 알리다는 뜻으로 그는 손가락으로 북쪽을 가리켰다처럼 씁니다.
이렇게 알리다, 가르치다, 가리키다는 뜻이 다릅니다.
이 말을 얼렁뚱땅 합쳐 엉터리로 쓰는 것 같습니다.
알리다에서 온 '알려 주다'와 '가르키다'를 합쳐 '알켜주다'를 쓰는 것 같고,
'가르치다'와 '가르키다'를 합쳐 '갈켜주다'를 쓰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갈켜주다', '가르켜주다', '알으켜주다', '아르켜주다', '알켜주다' 따위는 모두 틀립니다.

내친김에 하나 더 할게요.
앞에서 설명했듯이
'가르치다'는 교육하는 것이고,
'가리키다'는 손가락 따위로 어딘가를 알려주는 겁니다.
따라서
학교에서 학생을 가리키다고 하면 안 되고,
손가락으로 달을 가르친다고 하면 안 됩니다.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는 뜻이 분명히 다릅니다.

고맙습니다.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