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9, 2015

우리말, '많이 춥다' -> '꽤 춥다' 2015-03-10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3. 10.(화요일)
추위나 더위의 정도를 나타내는 어찌씨는 '상당히' 나 '꽤'를 써야 바릅니다.
그래서 오늘은 '많이' 추운 게 아니라 '꽤' 추운 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무척 춥네요.
바로 이런 날씨를 두고 '너무 춥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너무'는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라는 뜻을 지닌 어찌씨입니다.
너무 크다, 너무 늦다, 너무 먹다, 너무 어렵다, 너무 위험하다, 너무 조용하다처럼 씁니다.
봄인데 이렇게 추운 것은 '너무' 추운 게 맞죠? ^^*

또,
추위나 더위의 정도를 나타내는 어찌씨는 '상당히' 나 '꽤'를 써야 바릅니다.
그래서 오늘은 '많이' 추운 게 아니라 '꽤' 추운 겁니다.

내일도 상당히 춥다고 합니다.
옷 잘 챙겨입으시고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밖으로 나오던 꽃봉오리가 움찔하겠네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날름과 낼름]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찌는 게 오늘도 무척 더울 것 같네요.

어제는 일터에서 직원 환송회를 했습니다.
가난한 말단 공무원이라 삼겹살집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헤어지는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돈이 좀 많다면 군치리집에 가서 오구탕을 칠텐데...

우리말에 '군치리'라는 게 있습니다.
"개고기를 안주로 술을 파는 집"을 뜻합니다.
이런 낱말이 있는 것을 보면 예전부터 그런 집이 많았나 봅니다. ^^*

삼겹살을 구우며 술을 마시다 보면,
처음에는 술 한 잔에 고기 한 점을 먹지만,
나중에는 술 반 잔에 고기 한 점 먹게 됩니다. 되도록 덜 취하고 싶어서...^^*
불판 위에서 노릇노릇 구워지는 고기는 부족하고, 그걸 먹으려는 입은 많고...
그렇다고 점잖은 체면에 젓가락으로 고기를 누르고 있을 수도 없고...
실리냐 체면이냐 사이에서 잠시 고민하다 보면 누군가 날름 그 고기를 채가고 있습니다.
뭐라고 말도 못하겠고, 그렇다고 입에 들어간 것을 빼앗아 올 수도 없고...

"무엇을 날쌔게 받아 가지는 모양."을 '날름'이라고 합니다.
거지는 내 손에 든 돈을 날름 가져갔다, 가게 주인 몰래 사탕 한 알을 주머니에 날름 집어넣었다처럼 씁니다.

이를 좀 세게 소리 내고 싶어서인지 '낼름'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잘못입니다. '낼름'이 아니라 '날름'입니다.
'널름'이나 '늘름'도 같은 뜻입니다.

문법으로 보면,
모음의 발음 변화를 인정하여, 발음이 바뀌어 굳어진 것은 바뀐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규정에 따라 '낼름'을 버리고 '날름'을 표준어로 삼았습니다.

좀 더 나가,
날름날름, 널름널름, 늘름늘름도 같은 뜻으로 표준어입니다.

제발 오늘은 술 마실 일이 없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머뭇거리지 않고 가볍게 빨리"라는 뜻의 낱말은 '냉큼'이 맞고,
비슷한 뜻으로 '늬ㅇ큼'도 맞는 말입니다.
, '냉큼냉큼'과 '늬ㅇ큼늬ㅇ큼'이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


오늘아침에 본 고도원의 아침편지가 제 눈길을 끄네요.

내가 만약 사십대라면
만사 제쳐놓고 규칙적인 산행을 할 것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평균 주 1회의 산행을 해서
가보지 못한 전국의 많은 산을 둘러볼 것이다.
건강에도 좋고 정신력을 기르는 데도
그만한 방책이 없다.


- 유종호의《내 마음의 망명지》중에서 -


* 마흔살, 뒤를 돌아볼 나이입니다.
무엇보다 건강을 챙겨야 할 때입니다.
계속해서 마냥 달리다 때를 놓치면 어느 순간
땅을 치며 후회하게 됩니다. 건강을 위해 투자하십시오.
적어도 한 주에 한 번은 산을 오르거나
달리기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2004년7월1일자 앙코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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