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30, 2015

우리말, 환절기와 간절기 2015-03-30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3. 30.(월요일)
안녕하세요.

지난주는 좀 포근했는데, 이번 주는 비가 온다고 합니다.
가뭄에 단비가 내려 좋긴 한데, 아무래도 비거스렁이하겠죠? ^^*

요즘 같은 때를 '환절기'라고 합니다.
"철이 바뀌는 시기"라는 뜻으로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같은 뜻으로 '변절기'도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그러나 '간절기'는 사전에 올라 있지 않습니다.
한 때, 지난 2000년에 국립국어원에서 새 낱말로 '간절기(間節氣)'를 올리고 "계절이 끝나고 다른 계절이 올 무렵의 그 사이 기간을 나타내는 말"로 푼 적이 있긴 합니다.

'간절기'가 사전에 없어 잘못 쓰는 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고 한 질문자가 국립국어원 온라인 가나다에 글을 올렸습니다.
이에 대한 답글이 아래와 같이 달려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철이 바뀌는 시기를 ‘환절기’라고 합니다.
다만 저희 연구원에서 지난 2000년에 발간한 신어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간절기(間節氣)'란 한 계절이 끝나고 다른 계절이 올 무렵의 그 사이 기간을 나타내는 말을 일컫고 있습니다.
사전에 오른 말이 아니라고 하여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신어 중에서도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것이 인정되면 사전에 표제어로 오를 수 있습니다.
또 신어를 조사해 보고서에 실을 때는 어문 규정에 맞게 고쳐서 싣고 있으므로 신어를 사용함에 있어서 이것이 ‘잘못된 사용’일까봐 걱정하지는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곧, 간절기로 써도 된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저는 반대입니다.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간절기(間節氣)보다는 '환절기'라는 예부터 쓰던 우리말을 쓰는 게 더 좋다고 봅니다.
당연히 쓸 수 있는 낱말이 많으면 여러 표현을 할 수 있겠지만, 아무렇게나 낱말을 만들 것까지는 없다고 봅니다.
깨끗한 우리말을 살려 쓰는 게 더 좋다고 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옥생각과 한글날]

안녕하세요.

한글학회 회장님의 인터뷰가 조선일보에 실렸네요.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8/31/2008083100769.html

오늘도 날씨가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며칠 전이 광복절이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에도 역시나 광복절에만 언론에서 잠시 떠들고 마네요.

오늘은 쓴소리 좀 할게요.

저는 언론은 권력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힘이 센 만큼 무거운 책임도 있어야 합니다.
언론이 언론답지 못하고, 제 할 일을 못하면 힘없는 사람들, 착한 사람들만 손해를 봅니다.

독립군 후손은 가난에 못 이겨 헐벗고 굶주리며 살고,
친일파 후손은 떵떵거리며 사는데도 누구 하나 챙겨주지 않습니다.
이를 바로잡고자 몇몇 뜻있는 단체에서 애면글면 힘쓰지만 도와주는 곳은 없고...
(애면글면 : 몹시 힘에 겨운 일을 이루려고 갖은 애를 쓰는 모양)
언론이 현실을 제대로 톺아보고 친일파의 후손과 독립군의 후손을 견줘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 대봐야 독립군의 후손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는지를 알 수 있고,
친일파 후손들이 어떻게 우리나라를 망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언론이 일떠서서 그런 일을 해 줘야 한다고 봅니다. 그게 언론의 책임이지 싶습니다.
(톺아보다: 샅샅이 톺아 나가면서 살피다.)

그런 것을 못하고
무슨 날에만 잠시 떠드는 언론이 미덥지 않습니다.
아니, 어루꾀는 언론이 미덥지 않은 게 아니라 듣그럽습니다.
(어루꾀다 : 얼렁거려서 남을 꾀다)
(듣그럽다 : 떠드는 소리가 듣기 싫다)
목숨 바쳐 우리나라를 지킨 조상을 우러르지 않으면 누구를 우러른단 말입니까.

이제 곧 한가위입니다.
고향 이야기하며 효도하라고 떠들 것이고,
10월 3일은 개천절이라 우리나라 역사가 반만년이라고 그날 하루 열심히 떠들 것이고,
10월 9일은 한글날이라고 우리글의 우수성을 그날 하루, 딱 그날 하루 특집방송 할 겁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일 겁니다.

제 생각이 좀 꼬였나요? ^^*

우리말에 '옥생각'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옹졸한 생각"을 뜻해
사내대장부가 옹졸하게 그게 무슨 말이야, 아예 그런 옥생각은 먹지 마라처럼 씁니다.
크게, 좋게 생각하지 않고 옹졸하게 하는 생각이나 두름성 없는 생각을 이릅니다.

본디 '옥'은
안쪽으로 오그라진 것을 뜻하는 앞가지(접두사)입니다.
안으로 오그라든 이를 옥니라 하고,
잘 못 구워 안쪽으로 오그라든 기와를 옥새라고 하며,
잘못 생각하여 자기에게 손해가 되는 셈을 옥셈이라 합니다.

언론을 보는 제 생각이 옥생각이길 빕니다.

올해가 562돌 한글날이고, 한글학회 창립 100돌인데...
올해도 며칠 잠시 떠들다 말까 걱정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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