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3, 2014

우리말, 동고동락 2014-07-04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7. 3.(목요일)
동고동락은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한다는 뜻으로 同苦同樂에서 왔습니다.
이를 동거동락이라 쓰면 안 됩니다.
안녕하세요.

아침에 일터에 나왔더니 큰 트럭이 와서 회사 정원에 있는 연자방아를 싣고 있네요.
오늘부터 이사를 시작합니다.
큰 물건 먼저 옮기고, 사람은 8월부터 움직이며, 제가 있는 기획실은 8월 31일 이곳 수원을 떠납니다.
그동안 동고동락한 일터를 떠나려니 기분이 찹찹합니다.

동고동락은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한다는 뜻으로 同苦同樂에서 왔습니다.
이를 동거동락이라 쓰면 안 됩니다. 함께 산다는 뜻 때문에 '동거'를 떠올리는 것 같습니다.
동고동락이 바릅니다.

저는 해남에서 태어나 중학교를 마칠 때까지 약 16년 정도를 그곳에서 살았습니다.
그 뒤 광주에서 대학원을 마칠 때까지 또 16년 정도를 살았습니다.
직장을 잡으면서 수원으로 와서 16년을 살다 이번에 이사를 합니다.
이상하게 16년 단위로 옮기게 되네요.
전주로 이사한 뒤 16년이 지나면 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회사는 퇴직했겠고, 애들 한두 명은 여웠겠고...
그때도 꾸준히 우리말 편지를 보내고 있을까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지름길과 에움길]

안녕하세요.

어제 새 정부 장관이 발표되었습니다.
일주일 뒤면 새 정부가 들어서니 미리 준비해야 하긴 하지만,
꼭 그렇게 해야 했는지...

가는 길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멀리 돌지 않고 가깝게 질러 통하는 길"인 '지름길'도 있지만,
"에워서 돌아가는 길"인 '에움길'도 있습니다.

새 정부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돌길이나 두름길로 가자는 말씀은 드리지 않겠습니다.
(돌길 : 돌이 많은 길)
(두름길 : 빙 둘러서 가는 길)

그러나 지름길이 꼭 바른 것 만은 아닙니다.
엔길이나 돌림길이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엔길 : '에움길'의 옛말)
(돌림길 : 곧장 가지 않고 에도는 길)

선조가 낱말을 만들 때
무질러 가는 길이라는 뜻의 낱말은 지름길만 만들었지만,
에둘러 돌아가는 길이라는 뜻의 낱말은 여러개를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다 뜻이 있을 겁니다.

벼룻길로 가자는 것도 아닌데...
(벼룻길 : 아래가 강가나 바닷가로 통하는 벼랑길)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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