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6, 2013

우리말, 동거동락 2013-11-0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11. 5.(화요일)
흔히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한 사람을 두고 동고동락(同苦同樂)한 사이라고 하는데요.
같이 살며 즐거움을 함께한 것은 맞지만, 사자성어는 '동거동락'이 아니라 '동고동락'입니다. ^^*
안녕하세요.

오늘도 날씨가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어제 저녁은 서울대학교에 계시는 교수님과 함께했습니다.
같은 일터에서 일하다 대학으로 옮긴 지 벌써 10년째네요.
오랜만에 만났지만 동고동락한 세월이 있어서 그런지 언제 봐도 반가운 사람입니다. ^^*

흔히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한 사람을 두고 동고동락(同苦同樂)한 사이라고 하는데요.
함께 산 것을 떠올려 동거동락(同居同樂)이라고 아시는 분이 많습니다.
같이 살며 즐거움을 함께한 것은 맞지만, 사자성어는 '동거동락'이 아니라 '동고동락'입니다. ^^*

아침에 받은 편지 가운데 양구여자고등학교 정운복 선생님이 보내주신 편지가 눈에 띄네요.
품위 있는 삶을 살려면 입을 잘 다스려야 한다시면서,
1,2,3 대화법을 소개해주셨습니다.
한 마디 말하고
두 마디 듣고
세 번 맞장구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가운데에는 '잘 듣기'가 있다고 합니다.

오늘도
제 말은 줄이고,
남이 하는 말은 더 들으며 지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우리말이 어렵다고 하는 분들께]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 온 편지를 소개해 드리는 것으로 우리말 편지를 갈음할게요.


우리말이 어렵다고 하는 분들께.

우리말은 어렵지도, 쉽지도 않습니다.
다만, 모든 것이 그렇듯이,
배우지 않으면 통 알 수 없는 게지요.
제 말 많이 하고, 남의 말 많이 듣고, 남이 쓴 글 많이 읽고, 제 뜻을 글로 많이 써 버릇하면
우리말이 어려울 게 무에 있겠습니까.

하긴, 말은 어릴 때 제대로 배워야 하는데,
가정에서는 식구끼리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집 밖에 나오면 벗도 많이 사귀지 못하고,
이야기책도 많이 읽지 못하고, 글짓기야 더 말할 것 없고….
게다가 학교에서도 우리말 교육 제대로 시키지 않지요.

그렇다고 가정이나 학교를 핑계로 이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는 노릇.
지금이라도 마음을 써서 부지런히 배워야겠습니다.
배우다 보면, 우리말이 참 재미있다 느끼실 겁니다.
좀 깊게 들어가면 옛사람들의 생각, 얼이 느껴지기도 할 겁니다.

'그럼 어떻게 배워야 하나?’ 하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먼저, 사전을 하나 장만하기 바랍니다. (저는 남영신이 엮은 <한+ 국어대사전>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곤 다름 사람들이 하는 말과 쓴 글을 꼼꼼히 살펴보기 바랍니다.
그러다 ‘이건(저건) 무슨 뜻일까?’ 하는 궁금증이 들거든 사전을 찾아보십시오.
사전이 속시원히 말해 주지 않거들랑 인터넷을 뒤지고, 관련 책을 들추십시오.
그렇게 하다 보면 나중에는 배움에 이르는 길이 여러분에게 저절로 나타날 겁니다.
(그 길은 저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 길을 재미있게, 꾸준히 걸어가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우리말에 한창 재미 들린 사람이 한 말씀 드렸습니다.




윗글은 제가 어느 땐가 어느 곳에 쓴 글입니다.
님의 편지를 읽으니 그 글이 생각나 옮겨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영어는 어려워도 배워야 할 것으로 알고, 우리말은 어렵다는 핑계로 내팽개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영어는 10년 넘게 배워도 제대로 말하는 사람이 드무니 우리말이 훨씬 쉬운 거 아닌가요? (웃자고 한 얘기입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제대로 배우기만 하면, 영어도 금방 배우고 우리말도 금방 배우지요.
물론 영어는 초급에서 중급 수준으로 올라가는 거고, 우리말은 중급에서 고급 수준으로 올라가는 거라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줄곧 살려면 우리말을 잘해야지요.
다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아야 하고, 내 뜻을 다른 사람이 잘 알아듣도록 얘기할 수도 있어야 하니까요.
(그렇지도 못하면서 영어 먼저 잘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야, 설마… 없겠지요?)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