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0, 2013

우리말, 마냥과 처럼 2013-05-20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5. 20.(월요일)
'한자리에 모이는 잔치마냥 서로 즐겁게...'라고 했는데요.
이렇게 '마냥'을 토씨(조사)로 쓰는 것은 아직 표준말이 아닙니다.
'처럼'이라고 해야 바릅니다.
'잔치처럼 서로 즐겁게...'가 바릅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고향에 잘 다녀왔습니다.

아버님 제사 모시러 갔지만,
아버님이 돌아가신 지 벌써 19년째라서
이제는 제사라기보다는 오랜만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잔치마냥 서로 즐겁게 웃고 떠들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매형들이나 매제 만나 막걸리 한잔하는 즐거움도 좋고,
조카들이 서로 어울려 마당에서 뛰어노는 것을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

앞에서
'한자리에 모이는 잔치마냥 서로 즐겁게...'라고 했는데요.
이렇게 '마냥'을 토씨(조사)로 쓰는 것은 아직 표준말이 아닙니다.
'처럼'이라고 해야 바릅니다.
'잔치처럼 서로 즐겁게...'가 바릅니다.

그러나 마냥이 어찌씨(부사)로 쓰일 때는 표준말입니다.
"언제까지나 줄곧"이라는 뜻으로
그들은 아무 말 없이 마냥 걷기만 하였다처럼 쓰거나,
"부족함이 없이 실컷"이라는 뜻으로
마냥 먹어 대다, 모처럼 친구들을 만나 마냥 웃고 떠들었다처럼 쓰거나,
"보통의 정도를 넘어 몹시"라는 뜻으로
그 사람은 성격이 마냥 좋기만 하다처럼 쓰는 것은 바릅니다.

며칠 쉬었더니 휴일마냥 들떠있습니다.
아니, 다시,
며칠 쉬었더니 휴일처럼 들떠있습니다. ^^*

고맙습니다.


보태기)
아버지 제사를 잔치에 빗댔다고 꾸중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하늘에 계시는 아버지는
제사 때 온 가족이 모여 슬퍼하는 것보다는
웃고 떠드는 것을 더 바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워크샵과 워크숍]

안녕하세요.

오늘도 정치인들이 쓰는 말을 좀 볼게요.

정치하시는 분들은 참 바쁘신 것 같습니다.
하루에도 몇 군데 워크숍을 가야하고 회의에 들어가야하고...

워크숍은 workshop에서 온 외래어입니다.
워크샵이 아니라 워크숍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연구 집회"라 풀고
'공동 수련', '공동 연수'로 다듬었습니다.

그런데도 어떤 언론도 공동 수련이나 공동 연수를 쓰지 않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다음 뉴스에서 워크숍을 검색하면 15,551건이 나오고 워크샵을 검색하면 2,871건이 나옵니다.
잘못 쓰는 것이죠.

정치인들이 잠깐 얼굴 내밀고 떠나는 워크숍보다,
정치인들이 모여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정치 연구회를 보고 싶습니다.

어제 받은 편지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이 시대를 끌고나가는 "시대정신"이 어떤 것이어야 하고,
지금 우리 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어떤 것들이어야 하는가 하는,
보다 원론적인 문제들에 대해 관심 갖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되겠네, "대통합"을 이루겠네 하는 이들이
우리 사회를 살아 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고민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이해하려고도, 그리하여 진지한 해법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정치를 말하기가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시는 정치인이 지금보다 훨씬 많아지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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