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15, 2013

우리말, 현수막과 횡단막 2013-01-16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1. 16.(수요일)
천을 묶는 끈에 걸리는 사고가 자주 나는 가로로 드리운 그 천은
현수막이 아니라 횡단막이며, 되도록 펼침막으로 다듬어 쓰는 게 좋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또 추워진다고 합니다. 추위 잘 즐기시길 빕니다. ^^*

어제저녁 KBS 9시 뉴스에서 불법으로 단 현수막 줄에 걸리는 사고가 잦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보여준 화면은 현수막이 아닌 횡단막이었습니다.

현수막(懸垂幕)은
극장 따위에 드리운 막, 또는 선전문·구호문 따위를 적어 걸어 놓은 막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그렇게 풀었지만
실은 선전문이나 구호문 따위를 적어 걸어 놓은 막이 아니라 드리운 막이 맞습니다.
현수막 한자가 그런 뜻이니까요.

우리가 자주 보는
건물의 외벽이나 큰 방의 벽에 내건 가로로 긴 막은
횡단막(橫斷幕)입니다.

곧,
가로로 길게 내건 막은 횡단막이고,
세로로 길게 드리운 막은 현수막입니다.

플래카드(프랭카드가 아님)라고도 하는 횡단막을 요즘은 펼침막으로 다듬어서 쓰는 곳이 많습니다.

정리하면,
어제 뉴스에 나온, 천을 묶는 끈에 걸리는 사고가 자주 나는 가로로 드리운 그 천은
현수막이 아니라 횡단막이며, 되도록 펼침막으로 다듬어 쓰는 게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저는 개으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아침부터 햇살이 좋네요.

저는 가끔 반신욕을 합니다.
마땅히 운동할 시간이 없어서 고민하던 차에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 반신욕을 했더니 참 좋더군요.
다만, 제가 좀 개을러 그게 힘들죠.
어제처럼 손목운동을 좀 많이 했을 때도 힘들고...

제 개으름을 떨치고자 오늘은 개으르다를 알아볼게요.

여기까지 보시고,
어 이 친구 오늘 또 실수했군. '개으르다'가 아니라 '게으르다'인데...
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그렇죠? ^^*

지금 옆에 국어사전 있으면 '개으르다'는 찾아보세요. 그리고 바로 '게으르다'도 찾아보세요.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개으르다'는 그림씨로 "움직이거나 일하기를 싫어하는 성미나 버릇이 있다."로 풀었고,
'게으르다'도 그림씨로 "행동이 느리고 움직이거나 일하기를 싫어하는 성미나 버릇이 있다."로 풀었습니다.

우리말 큰사전에는
'개으르다'는 "얄밉게 게으르다"로 풀었고,
'게으르다'는 "할 일에 움직이기를 싫어하는 성미나 버릇이 있다"로 풀었습니다.
뭐 다른 게 있나요?

제가 보기에는 그게 그거 같습니다.
어떤 학자는 그 둘의 다른 점을 이렇게 보셨네요.
"'게으르다'는 보기 싫을 정도지만 '개으르다'는 그래도 봐 줄 만한 정도다."라고...

게으르다는 뜻의 한자말은
나만하다 : 懶慢
나타하다 : 懶惰
나태하다 : 懶怠
소타하다 : 疎惰
타태하다 : 惰怠
태만하다 : 怠慢
태타하다 : 怠惰
태홀하다 : 怠忽
해완하다 : 懈緩
해타하다 : 懈惰
해태하다 : 懈怠
이 있습니다.
이걸 다 외워야 할까요?
제가 개으르기도 하지만 왠지 제 이야기 같아서 저는 외우기 싫습니다. ^^*

저는 지금도 헷갈립니다.
제가 게으른건지 개으른건지...^^*

고맙습니다.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