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14, 2013

우리말, 사돈 2013-01-1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1. 15.(화요일)
흔히 '사둔'이라고 하지만 표준말은 '사돈'입니다.
안녕하세요.

아침에 안개가 자욱하게 깔렸네요. 아마 금강이 있어서 이곳에 이렇게 안개가 자주 끼나 봅니다.

어제저녁에 우리말 나들이 방송을 봤습니다.
저는 엔간하면 그 방송을 꼭 보려고 힘씁니다. 그렇게라도 해야 우리말을 좀 공부할 수 있으니까요. ^^*

어제 사돈에 관한 속담이 나왔습니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사돈 남 말한다'는 실은 '사돈 남 나무란다'가 바른말이라고 하네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사돈'을 찾아 거기에 나온 익은말(속담)을 보니 이렇게 많네요.

사돈 남 나무란다
자기도 같은 잘못을 했으면서 제 잘못은 제쳐 두고 남의 잘못만 나무란다는 말.

사돈 밤 바래기
사돈은 어려운 손님이므로 밤이 늦었다 하여 바래다주면 이번에는 저편에서 또 바래다주고 하다가 날이 밝는다는 뜻으로, 자꾸 반복하여 끝이 없음을 이르는 말.

사돈 사돈 하며 가다가 들리고 오다가 들리고 한다
『북』 겉으로 친하고 다정한 체하면서 남을 이용하여 자기의 잇속만 채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삼촌 삼촌 하면서 무엇 먹인다.

사돈 영감 제상 바라보듯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돈 영감의 제상을 덤덤히 바라보고 있듯 한다는 뜻으로, 별 관심 없이 멍청히 바라봄을 이르는 말.

사돈 지내는 것도 칠팔월에 논벼가 검거든 지내지 말고 누렇거든 지내라고 했다
『북』 예전에, 서로 사돈을 맺는 것도 음력 칠팔월에 논벼가 아직 여물지 않았을 때는 하지 말고 누렇게 여물어 가면 하라는 뜻으로, 그해 농사가 되어 가는 것을 보아 가며 혼사를 정하라는 말.

사돈(의) 잔치에 중이 참여한다
=봉치에 포도군사.

사돈네 논 산대
사돈네가 논을 사거나 말거나 신경 쓰며 관계할 것이 못 된다는 데서,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일에 나서서 참견함을 핀잔하는 말.

사돈네 쉰 떡 보듯
『북』 사돈네 집에 있는 쉬어서 먹지 못할 떡을 쳐다보듯 한다는 뜻으로, 남의 일에 아무런 관심도 없이 대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사돈네 안방 같다
사돈네 안방처럼 감히 넘겨다보지 못할 만큼 어렵고 조심스러운 곳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만만찮기는 사돈집 안방.

사돈네 제사에 가서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한다
=남의 잔치[장/제사]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한다.

사돈도 이럴 사돈 다르고 저럴 사돈 다르다
=사돈도 이럴 사돈 저럴 사돈 있다.

사돈도 이럴 사돈 저럴 사돈 있다
같은 경우라도 사람에 따라 달리 대하여야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사돈도 이럴 사돈 다르고 저럴 사돈 다르다.

사돈은 부처님 팔촌만도 못하다
사돈 간은 워낙 어려운 사이여서 먼 이웃만도 못하다는 말.

사돈을 하려면 근본을 봐라
사돈을 정하려거든 우선 상대편의 가문이 어떤가를 보고서 하라는 말.

사돈이 말하는데 싸라기 엎지른 것까지 들춘다
싸라기 몇 알 엎지른 대수롭지 않은 실수를 사돈 앞에서 들추어내어 남의 망신을 시킨다는 뜻으로, 그래서는 안 될 사이에 남의 결함을 시시콜콜 다 들추어내서 말함을 비난하여 이르는 말.

사돈이 물에 빠졌나 웃기는 왜 웃어
=선떡 먹고 체하였나 웃기는 왜 웃나.

사돈이 소 어울러 탄 것 같다
『북』 서로 자리를 양보하여야 할 두 사돈이 좁은 소 등에 함께 올라탄 것 같다는 뜻으로, 몸가짐을 바로 하기가 아주 부자연스럽고 어색함을 이르는 말.

"혼인한 두 집안의 부모들 사이 또는 그 집안의 같은 항렬이 되는 사람들 사이에 서로 상대편을 이르는 말."이 사돈입니다.
사돈... 참으로 가깝고도 먼 사이고, 쉽고도 어려운 사이 같습니다.

오늘도 조심스럽게 하루를 시작하시죠.

고맙습니다.


보태기)
어제 방송에 나오신 한 분은
'사돈'을 '사둔'이라고 쓰셔서 틀렸습니다.
흔히 '사둔'이라고 하지만 표준말은 '사돈'입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중'은 '가운데'라고 쓰는 게 더 좋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아침 일찍 딸내미와 같이 서울에 갑니다.
오전에 탑골공원 앞에서 나라말 지키기 서명운동을 함께하기로 했거든요.

어제 저녁에 평화방송 라디오에 제가 나왔습니다.
아동문학가이신 김원석 님과 함께 우리말을 가지고 35분 동안 이야기했습니다.
이틀 전에 녹음한 거라서 
그 방송을 사무실에서 들었는데 참 쑥스럽더군요.

또, 틀린 데도 있고...

1. "우리말 편지 이메일 주소는 영어로 urimal123..."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영어'로 urimal이 아니라 '알파벳'으로 urimal이라고 해야 바릅니다.
영국과 미국 사람들이 자기네 말을 적는 글자는 알파벳입니다.

2. 이야기하면서 뭐 뭐 하는 중에 라는 말을 몇 번 썼는데, '중'은 '가운데'라고 쓰는 게 더 좋습니다.
뭐 뭐 하는 가운데라고 하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흔히 쓰는 한자는 거의 모두 순 우리말이 있습니다.
木은 나무 목이니, 목이라 하지 않고 나무라고 하면 되고,
手足은 손 수 자와 발 족 자를 쓰니 손발이라 하면 되고,
道路는 길 도 자와 길 로 자를 쓰니 도로라 하지 않고 길이라고 하면 됩니다.
이렇게 말하면 군더더기 없는 깨끗한 우리말을 쓰시는 겁니다.

3. "우리말 편지를 보내면서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했는데,
'같다'는 추측이나 불확실한 단정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자기의 경험이나 기분, 느낌을 이야기할 때는 '같다'를 쓰면 안 됩니다.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가 아니라, "기분이 참 좋아요."가 바릅니다.
저는 "우리말 편지를 보내면서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라고 했어야 바릅니다.

4. 벼이야기 하면서 자색 벼라는 말을 했는데, 
자색벼보다는 보라색벼가 더 낫습니다.
갑자기 받은 질문이라 제가 좀 당황했었나 봅니다. ^^*

제가 우리말 편지 보낸다고,
평소에 깨끗한 우리말만 골라서 쓸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으시죠?

저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꾸준히 책을 봅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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