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15, 2012

우리말, 연루/관련/버물다 2012-07-13


'비리에 연루된 판사'가 아니라
'비리에 버물린 판사'라고 내 보내는 언론사가 단 하나만이라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아침부터 정신이 없네요.
예전에 보낸 편지로 오늘 우리말 편지를 갈음합니다.

오늘도 자주 웃으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연루보다는 관련이, 관련보다는 버물다가 낫습니다]

어제 대법원장이
최근 몇몇 판사 등이 법조 비리와 연루된 점을 국민에게 사과했네요.
우리들의 마지막 자존심인 대법원장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오늘은 '연루'를 알아보겠습니다.

연루(連累/緣累)는,
'남이 저지른 범죄에 연관됨'이라는 뜻인데,
국립국어원에서 '관련'으로 다듬은 말입니다.
'연루'는 일본말(連累, れんるい[렌루이])에서 온 말이거든요.

국가기관인 국립국어원에서 국민이 낸 세금으로 연구해서
이런 낱말은 일본말이니 쓰지 말자고 권하는 낱말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 낱말은 언론에서 나서서 쓰지 않도록 부추기고,
언론부터 앞장서야 합니다.

오늘은 두 가지를 짚어보죠.
첫째,
국립국어원에서 순화용어를 만드는 것은 참 잘하는 일입니다.
그 순화용어를 만들 때 될 수 있으면 우리말을 쓰면 어떨까요?
'연루'를 다듬는답시고 '관련(關聯/關連)'으로 바꾸지 말고,
'못된 일이나 범죄에 관계하다'는 뜻의 순 우리말인
'버물다'를 권하면 어떨까요?
그게 더 낫지 않나요?
순 우리말이 있는데 그걸 두고 한자 '관련'을 쓸 까닭이 뭘까요?
'버물다'가 버젓이 우리 사전에 올라있는데...

둘째,
앞에서 말한 대로
우리말을 다듬는 일은 언론에서 나서야 합니다.
언론의 힘을 언론이 잘 알고 있잖아요.
언론이 사회의 어두운 곳, 더럽고 썩은 곳만을 찾아 조지는 데 열을 올리지 말고,
일본말을 우리말로 바꾸는 데도 힘을 써야 합니다.
'비리에 연루된 판사'가 아니라
'비리에 버물린 판사'라고 내 보내는 언론사가 단 하나만이라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왜 우리 옆에는 그런 언론이 없죠?
제 눈이 이상해서 저만 그런 글귀를 못 보나요?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