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24, 2012

우리말, '엉큼하다'와 '응큼하다' 2012-06-25


"엉뚱한 욕심을 품고 분수에 넘치는 짓을 하고자 하는 태도가 있다."는 뜻을 지닌 그림씨(형용사)가 '엉큼하다'입니다.
이를 '응큼하다'고 흔히 쓰는데 이는 사전에 없는 낱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아침에 뉴스를 들으니 주말에는 비가 좀 내릴 거라고 합니다.
조금만 더 참으면 가뭄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말에 쉬고 월요일 아침에 일터에 나오시려면 누구나 다 힘드실 겁니다.
그래서 아침에 전철 안에 계시는 분들의 얼굴을 보면 다들 표정이 없으십니다. 저도 그렇지만요. ^^*

언젠가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수원에서 전철을 타고 일터에 나옵니다. 그 시간이 100분 정도 걸립니다.
마을버스를 타고 나와서 급행 전철을 타고 서울역에 와서 시청 가는 전철을 갈아타야 하고, 시청부터 일터까지 걸어가야 합니다.

오늘 아침에 제가 탄 전철에서
어떤 아가씨가 한 남자를 보고 "뭐하는 거야?"라고 큰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마도 남자 손이 여자 몸과 닿았나 봅니다.
그 남자가 어떤 엉큼한 속셈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다음 역에서 내려버리더군요.
어떤 상황인지 몰라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괜히 제가 불안해서 저도 자리를 옆으로 옮겼습니다.

"엉뚱한 욕심을 품고 분수에 넘치는 짓을 하고자 하는 태도가 있다."는 뜻을 지닌 그림씨(형용사)가 '엉큼하다'입니다.
이를 '응큼하다'고 흔히 쓰는데 이는 사전에 없는 낱말입니다.
'네놈의 엉큼한 속셈을 내가 모를 줄 알았더냐?'처럼 '엉큼하다'를 써야 바릅니다.

뜻은 같지만 말맛이 다른 '앙큼하다'도 있습니다.

날씨가 너무 더우니까 다들 힘들어하십니다.
농사짓는 분들도 힘들어하시고, 사무실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힘들어하시고...
조금씩만 상대방을 이해하면서, 자주 웃고 지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엉큼하다'에는 "보기와는 달리 실속이 있다."는 뜻도 있어,
'말없이 일을 엉큼하게 해내다.'처럼 쓸 수도 있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몹쓸/못쓸/못 쓸]

안녕하세요.

또 비가오네요. 제발...

이런 와중에 강원도 수해지역에서,
말리려고 내 놓은 살림을 가져가는 사람이 있다는군요.
정말 해도 너무합니다.
그런 몹쓸 짓을 하는 나쁜 사람을 혼내줄 방법 없나요?

남에게 고약한 말이나 행동을 할 경우
흔히 "못쓸 말을 했다" "못쓸 짓을 했다" 등과 같이 '못쓸'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경우 '못쓸'은 '몹쓸'이라고 해야 맞습니다.

오늘은,
'몹쓸, 못쓸, 못 쓸'을 갈라볼게요.

먼저, '몹쓸'은,
"악독하고 고약한"이라는 뜻으로,
몹쓸 것, 몹쓸 놈, 몹쓸 말, 몹쓸 병, 몹쓸 사람, 몹쓸 짓,
술에 취해 아이에게 몹쓸 소리를 마구 해대고 말았다,
사랑이란 몹쓸 병에 걸렸다처럼 씁니다.

'못쓰다'는,
(주로 '못쓰게' 꼴로 쓰여)"얼굴이나 몸이 축나다"는 뜻입니다.
얼굴이 못쓰게 상하다, 그는 병으로 하루하루 못쓰게 돼 갔다처럼 쓰죠.
또 다른 뜻으로는,
(주로 '-으면', '-어서'와 함께 쓰여)
"옳지 않다. 또는 바람직한 상태가 아니다."는 뜻입니다.
거짓말을 하면 못써, 무엇이든 지나치면 못쓴다, 그는 너무 게을러서 못쓰겠다처럼 쓰죠.

따라서,
수해지역에서 말리려고 내 놓은 살림을 가져간 나쁜 사람들은,
못쓸 행동을 한 게 아니라,
몹쓸 행동은 한 것이고,
그런 사람은,
못쓸 사람이 아니라,
몹쓸 사람입니다.

나간 김에 조금 더 나가보면,
'못쓰다'와 '못 쓰다'의 다른점도 아셔야 합니다.

'못 쓰다'는,
'쓰다'에 부정문을 만드는 부사 '못'이 온 것으로,
냉장고를 못 쓰게 되었다, 못 쓰는 물건은 버려라처럼,
"사용하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정리하면,
'몹쓸'은, "악독하고 고약한"이라는 뜻이고,
'못쓰다'는 "얼굴이나 몸이 축나다"는 뜻이며,
'못 쓰다'는 "(물건을) 사용하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가르실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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