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7, 2012

우리말, 센티미터 2012-06-08


구개음화는 고유어에만 적용됩니다. 외래어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centimeter는 '센티미터'라고 쓰는 게 바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저녁에 집에 들어가니 10시가 조금 넘었더군요.
씻고 자리에 누우니 옆에 15개월에 접어드는 막내가 자고 있었습니다.
그 녀석의 통통한 다리통을 만지작거리며 잠이 들었는데,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요. ^^*
아침에는 어제 오후에 수술 실밥을 뺀 둘째 녀석 다리통을 만지면서 잠에서 깼습니다.

둘째는 키가 좀 작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인데,
오늘 아침에 밥을 먹으면서 키를 재보니 120센티미터밖에 안되네요.
어떻게 하면 키를 잘 크게 만들지 걱정입니다.
저는 애들 공부 안 시키고 그저 뛰어놀라고만 하는데, 너무 놀아서 키가 안 크는 것 같기도 하고요. ^^*

흔히 키는 센티미터로 나타냅니다.
미터법에 따른 길이 단위로 1센티미터는 1미터의 100분의 1이고 1밀리미터의 열 배죠.
centimeter는 센티미터로 쓰고 기호는 cm이며 '센티'라고 해도 됩니다.

여기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센티미터를 '센치미터'로 자주 쓴다는 겁니다.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모음 앞에 오는 't'는 'ㅌ'으로 쓰기 때문에 '센티미터'라고 써야 바릅니다.
아마도
'ㅣ'모음 앞에 오는 'ㅌ, ㄷ'을 'ㅊ, ㅈ'으로 소리 내는 구개음화의 영향인지, centimeter를 '센치미터'라고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구개음화는 고유어에만 적용됩니다. 외래어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centimeter는 '센티미터'라고 쓰는 게 바릅니다.

아침에 기분이 좋네요.
오늘도 늘 기쁜 생각 자주 하시고, 자주 웃으시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삐지다/삐치다]

안녕하세요.

이번 비에 별 피해 없으셨죠?
아무쪼록 큰 피해 없기를 빕니다.

요즘 장마철이라 밤에는 무척 덥죠?
저는 밤에 자면서 딸내미를 안고 자는데요.
어제는 너무 더워서 딸내미를 옆으로 좀 밀쳤습니다.
너는 그쪽에서 자고 아빠는 여기서 자고...

이 말을 들은 딸내미가,
"아빠, 아빠가 안 안아주면 나 삐진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하는 말이,
"삐지는 것은 위험하니, 삐지지 말고 삐쳐라. "
"아이 참, 아빠가 안아주지 않으면 나 삐진다고오~~!"
"그래, 삐지지 말고 삐쳐! "
"무슨 소리야... 흥, 아빠, 미워!!"

흔히,
"성이 나서 마음이 토라지다"는 뜻으로 '삐진다'고 합니다.
너 때문에 삐졌다, 그만한 일에 삐지면 되니? 처럼 씁니다.
이때 쓰는,
'삐지다'는 잘못된 겁니다.
성이 나서 토라지는 것은 '삐지'는 게 아니라 '삐치'는 것입니다.

'삐지다'는,
"칼 따위로 물건을 얇고 비스듬하게 잘라 내다."는 뜻으로,
김칫국에 무를 삐져 넣다처럼 씁니다.

그래서 제가,
딸내미가 삐진다고 했을 때,
"삐지는 것은 위험하니, 삐지지 말고 삐쳐라."라고 한 겁니다.
세살배기 어린아이에게 좀 어려운 말인가요?

아침에 나오며 딸내미와 뽀뽀하고 헤어진 지 채 1시간도 안 되었는데 벌써 보고 싶네요.
오늘 하루 어떻게 일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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