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21, 2012

우리말, 암호같은 복지 용어 2012-06-22


많은 사람이 우리말을 어지럽히고 있지만,
우리부터 나서서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 발 한 발... 시나브로... ^^*
안녕하세요.

오늘도 여전히 덥군요.
비야~~~~~~~~~ 내려라~~~~~~~~~~~~
아니, 비 님, 좀 와주세요.~~~~~~~~~~~~~~ ^^*

오늘은 누리집에 있는 기사 두 개를 소개합니다.

먼저,
양구여자고등학교에 계시는 정운복 선생님의 글입니다.
(http://cafe.daum.net/pulibmail)

[공유와 나눔]

한약방에 가면
일단 특유의 한약냄새가 사람을 맞이합니다.
맛은 쓸지 모르지만 향은 좋습니다.

그리고 한약방에 가면 쉬 볼 수 있는 것이
작은 서랍을 잔뜩 붙여 놓은 한약함입니다.
그 함에는 한문으로 한약의 이름이 일일이 적혀있지요.

어찌 보면 산야에 널려있고 구하기 쉬운 한약재임에도
한약함 속에서 한자 명함을 붙이고 있는 재료는
매우 귀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요즘처럼 공부하지 않는 학생이 대학에 입학하여
쓸데없이 자금과 지식의 과소비를 하고 있는 것도 나쁘지만
일부 특수한 분야의 식자층이 전공을 앞세워
일반 시민들을 무식자로 몰아넣는
어려운 명칭의 사용도
일견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갈근 = 칡, 길경 = 도라지, 금은화 = 인동, 노근 = 갈대
백출 = 삽추, 사삼 = 잔대, 산약 = 마, 의이인 = 율무
옥죽 = 둥굴레, 지구자 = 헛개나무열매, 지골피 = 구기자뿌리
진피 = 귤껍질, 창의자 = 도꼬마리열매, 포공령 = 민들레 등등이 그러하지요.

어찌되었던 일부 식자층만이 공유하는 지식은 옳지 않습니다.
국민 개학(皆學)의 시대에 일반인들의 사고와 의식 수준이 상당히 높아져있음에도
암호문처럼 그들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전문인들의 모습은
그것이 어떤 전공이 되었든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요즘 일반화되어 있는 인터넷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정신은
공유와 나눔입니다.
지식은 나누어야 하고 행복은 공유해야합니다.


다음은
조선일보 기사입니다.

[임의 비급여? 자동 제세동기? 스파이 암호같은 복지 용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6/21/2012062100022.html

임의 비급여, 포괄수가제, 자동 제세동기….

요즘 정부가 발표하는 보건복지 정책에는 뜻을 알기 어려운 행정 용어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마치 암호 같다. 18일 대법원 판결에 나오는 '임의 비급여' 제한적 허용은 전문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병원 진료비는 건강보험이 일부를 대주는 급여 부분과 환자가 모두 부담하는 비(非)급여 부분이 있다. 어떤 진료가 급여인지 비급여인지는 건강보험 급여에 관한 장관 고시(告示)로 정해져 있고, 의사는 이 범위 내에서 진료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고시에 없는 진료를 하고 환자에게 비용을 청구하는 것이 임의 비급여다. 포괄수가제(包括酬價制)란 용어도 마찬가지다. 의사의 진료 횟수, 진료 방식과 관계없이 정부가 미리 진료비 크기를 정해놓는 제도, 즉 진료비 정찰제라고 하면 되는 것을 별도의 용어풀이를 해주지 않으면 국민이 알기 어려운 '포괄수가제'란 용어를 썼다.
직장인이나 행인의 심장마비에 대비해 다중(多衆)이 모이는 곳에 비치한 '자동 제세동기(AED·自動 除細動器)'도 도무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다. 제세동기는 심장마비 직전에 발생하는 부정맥 중 하나인 '세동'을 제거하는 기계라는 뜻으로, '심장 충격기' 정도로 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이처럼 뜻 모를 용어가 많은 것은 정부가 아직 정책 공급자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포괄수가제도 소비자인 국민 입장에서 보면 '진료비 정찰제'라는 쉬운 용어가 있는데, 정부 입장에서만 생각하니 어려운 말이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나온다.
포괄수가제, 임의 비급여 등은 일본에서 쓰는 용어를 그대로 썼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것 말고도 급성상기도감염(감기), 선택의원제(만성질환관리제·당뇨병 등 만성질환자가 동네의원을 골라 질병을 관리하는 제도), 당연지정제(모든 의료기관이 건강보험을 의무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제도), 국민연금 임의가입(의무가입 대상이 아닌 사람도 가입할 수 있게 한 제도) 등도 한 번 듣고 이해할 수 없는 용어들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보건복지가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국민이 중요한 용어를 잘 이해해야 정책이나 제도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정부가 제공하는 용어는 그런 점까지 감안해야 한다.


오늘 인터넷에서 본 글 두 개를 소개한 까닭은
가슴이 아프지만 우리 현실을 똑바로 봐야 할 것 같아서입니다.

많은 사람이 우리말을 어지럽히고 있지만,
우리부터 나서서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 발 한 발... 시나브로...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엎어지다/자빠지다/넘어지다/쓰러지다]

제 아들은 아직 13개월도 안 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제 겨우 13개월이고,
또 어떻게 보면 벌써 13개월이고...

이녀석은 요즘 혼자서도 잘 걷는데요.
조금만 높은 턱이 나와도 올라가지 못하고 바로 넘어집니다.
그러면 저는 그러죠.
"야 딸! 땅 파였나 좀 봐라!"
아들 다친 게 먼저가 아니라...

오늘은,
제 아들을 생각하며,
엎어지다, 자빠지다, 넘어지다, 쓰러지다의 차이를 알아볼게요.
여기에 참 재밌는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엎어지다'는,
"서 있는 사람이나 물체 따위가 앞으로 넘어지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넘어지는 겁니다.

'자빠지다'는,
"뒤로 또는 옆으로 넘어지다"는 뜻입니다.
앞이 아니라 뒤나 옆으로 넘어지는 겁니다.

'넘어지다'는,
"사람이나 물체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며 쓰러지다."는 뜻으로,
방향이 어디가 되어도 좋습니다.
앞으로 엎어져도 넘어지는 것이고,
옆으로 자빠지거나, 뒤로 자빠져도 넘어지는 것입니다.

'쓰러지다'는,
"사람이나 물체가 힘이 빠지거나 외부의 힘에 의하여 서 있던 상태에서 바닥에 눕는 상태가 되다"는 뜻입니다.
이건,
엎어졌건, 자빠졌건, 넘어졌건 간에,
서 있던 상태에서 바닥에 누운 상태가 된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다릅니다.
그래서 '엎어지면 코 닿을 데'지,
'자빠지면 코 닿을 데'가 아닙니다.
자빠지면 코가 땅에 닿지 않고 귀나 뒤통수가 먼저 땅에 닿잖아요.

저는 제 아들이,
엎어지건, 자빠지건, 넘어지건 간에,
쓰러져도 세워주지 않습니다.

그냥 두면,
조금 울다 혼자 잘도 일어서더군요.

또 비가 오네요.
걱정입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쌓여 있거나 서 있는 것이 허물어져 내려앉다"는 뜻의 낱말은,
'무너지다'인데,
엎어지거나, 자빠지거나, 넘어진 물건은,
일으켜 세우면 되지만,
무너진 물건은 세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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