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30, 2012

우리말, 어처구니 2012-05-31


우리말을 공부하는 재밌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말뿌리(어원)을 파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에게 기운이나 정신 따위를 더욱 높여 주는 것을 '북돋우다'고 하는데, 이게 식물 뿌리를 싸고 있는 흙인 북에서 왔다는 것 같은 게 말뿌리입니다.
안녕하세요.

우리말을 공부하는 재밌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말뿌리(어원)을 파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에게 기운이나 정신 따위를 더욱 높여 주는 것을 '북돋우다'고 하는데, 이게 식물 뿌리를 싸고 있는 흙인 북에서 왔다는 것 같은 게 말뿌리입니다.

어제 보낸 편지 아래쪽에 있는 예전에 보낸 편지에서 '어처구니'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처구니가 맷돌을 돌리는 손잡이에서 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걸 보시고,
이봉원 선생님께서 어처구니를 맷돌 손잡이인 맷손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사실,
예전에 스펀지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어처구니가 맷손에서 왔다고 소개한 적도 있고,
당장 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몇몇 책에서 그렇게 읽은 기억도 납니다.

그러나
어처구니가 맷손에서 왔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조항범 님의 정말 궁금한 우리말 100가지에서도 맷손을 어처구니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언어학적 근거가 없는 민간 어원일 뿐이라고 하셨고,
문화재청에서는
'어처구니'를 맷돌의 손잡이, 궁궐이나 성문 위의 기와지붕에 있는 장식 기와, 바위를 부수는 농기계의 쇠로 된 머리 부분 등으로 부르는 것의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맷돌의 손잡이, 지붕 위의 잡상(장식 기와) 등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상상 밖으로 큰 사람이나 사물"이라는 뜻 외에 달리 뜻풀이할 만한 근거가 확인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요즘 부쩍 말뿌리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말이 살아 있음을 다시 확인합니다. ^^*

이봉원 선생님이 보내주신 편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홍윤표 교수님(국어사학 전공, 겨레말큰사전 남측 편찬위원장)께서는
'어처구니'가 맷돌의 손잡이라는, 표준국어사전의 뜻풀이는 잘못이라고 하십니다.
중국이나 조선의 옛 궁궐과 사찰 지붕의 추녀마루에 얹혀 있는 동물의 잡상
(주로 서유기에 나오는 인물들의 토우 인형으로, 악귀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는 뜻)을 '어처군'이라 했답니다.
따라서 '어처구니'는 이 '어처군'에서 온 말이지, 맷돌의 손잡이가 결코 아니라는군요.
저도 며칠 전 외솔전집 간행 축하잔치에서 교수님을 만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야식 ==>> 밤참]

비가 많이 내리네요.

이제 월드컵 광풍이 거의 끝나가네요. 빨리 제자리로 돌아와야 할텐데...
그사이 밤새 축구 경기를 보는 사람이 많아,
덩달아 야식도 많이 팔렸다죠?

오늘은 '야식' 이야기입니다.

몸에 좋지도 않은 이 야식은,
우리말이 아닙니다.
夜食, やしょく[야쇽]이라는 일본말에서 왔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밤참'으로 바꾼 지 옛날입니다.

축구 경기 보면서 출출할 때는,
야식 드시지 마시고,
밤참 드세요.
그게 바로 주전부리하시는 겁니다.
드실 때 뱃살도 좀 걱정하시고요.

오늘 우리말편지는 간단해서 좋죠?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