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25, 2012

우리말, 에멜무지로 2012-01-26


우리말에 '에멜무지로'라는 어찌씨(부사)가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 뜻이 있는데요,
1.
단단하게 묶지 아니한 모양.
2.
결과를 바라지 아니하고, 헛일하는 셈 치고 시험 삼아 하는 모양입니다.


안녕하세요.

설 연휴 잘 보내셨나요?
저는 설 차례 지내고 식구 모두 강원도 속초로 놀러 갔다 왔습니다.
그 바람에 어제는 하루 연가를 내고 집에서 쉬었습니다.

많은 분이 새해가 시작되면 어떤 계획을 세웁니다.
며칠 힘쓰다 잘 안 되면, 음력으로 새해부터 시작하지 뭐...라고 마음을 고쳐먹기도 합니다.

1
1일부터 담배를 끊겠다고 했다가 잘 안 되면,
음력 1 1일부터 끊겠다고 하는 거죠. ^^*

우리말에 '에멜무지로'라는 어찌씨(부사)가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 뜻이 있는데요,
1.
단단하게 묶지 아니한 모양.
2.
결과를 바라지 아니하고, 헛일하는 셈 치고 시험 삼아 하는 모양입니다.
1
번 뜻으로 쓰일 때는
거리가 가까우니 그냥 에멜무지로 안고 가도 되오, 먼 길을 떠날 것이니 에멜무지로 대충 묶지 마시오처럼 씁니다.
2
번 뜻으로 쓰일 때는
한번 에멜무지로 해 본 일이 그렇게 잘될 줄은 몰랐다, 에멜무지로 보내 보는 것이니 너무 기대하지 마시오처럼 씁니다.

혹시 올해 세웠던 계획이 잘 안 되고 있으며,
지난 20일 동안은 에멜무지로 해 본 일이라 생각하시고,
지금부터 다시 다잡아서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
강짜?]

아시는 것처럼 저에게는 딸이 하나 있는데요.
유아원에 다닌 지 이제 막 1주일이 넘었는데 슬슬 가기 싫다고 고집을 피우네요.

주위 분들이 애를 키워봐서 다 아니까 그러신지,
한 후배가 저를 걱정하면서,
"
지금쯤 애가 한창 강짜를 피울텐데..."라는 말을 하더군요.

걱정해 주시는 것은 고마운데,
'
강짜'는 별로 어울리는 낱말이 아니네요.

흔히, '강짜'를 억지로 떼를 쓰는 것이나 몽짜나 시샘쯤으로 알고 계시는데요.
국어사전에서 '강짜'를 찾아보면,
"
강샘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나와 있고,
'
강샘'을 찾아보면,
"
부부 사이나 사랑하는 이성(異性) 사이에서 상대되는 이성이 다른 이성을 좋아할 경우에 지나치게 시기함"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한마디로 질투(嫉妬)고 투기(妬忌).

그런 '강짜'는 억지로 떼쓰는 데 쓰는 말이 아닙니다.
그냥 떼가 늘었다거나 생떼를 쓴다고 하면 될 것을...

우리가 쓰는 말 중에는,
본래의 뜻과 다르게 잘못 쓰는 게 꽤 있습니다.
심심하시면(?) 옆에 사전 한번 뒤져 보세요.
가끔 사전 뒤지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보태기)
몽짜 : 음흉하고 심술궂게 욕심을 부리는 짓. 또는 그런 사람.
시샘 : 시새움의 준말.
시새움 : 자기보다 잘되거나 나은 사람을 공연히 미워하고 싫어함. 또는 그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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