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31, 2011

우리말, 토사는 흙모래 2011-08-01

토사 유실로... 가옥을 덮쳐...는
흙과 모래가(또는 흙모래가) 쓸려 내려와 집을 덮쳐...로 말씀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말이 없다면 모를까 우리말이 있는데 굳이 한자말을 쓸 까닭은 없다고 봅니다.

안녕하세요.

어젯밤에 비가 많이 내릴 거라더니 다행히 큰비는 없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에 호우가 아니라 큰비라고 하는 게 좋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요즘 뉴스에서 자주 듣는 '토사'입니다.
'토사 유실로... 가옥을 덮쳐...'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토사는 말 그대로 흙과 모래를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유실은 떠내려가서 없어짐. 또는 그렇게 잃음이라는 뜻이고,
가옥은 사람이 사는 집입니다.

따라서,
토사 유실로... 가옥을 덮쳐...는
흙과 모래가(또는 흙모래가) 쓸려 내려와 집을 덮쳐...로 말씀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말이 없다면 모를까 우리말이 있는데 굳이 한자말을 쓸 까닭은 없다고 봅니다.

우리말 편지를 되도록 짧게 써 달라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일본 자민당 의원들이 억지로 울릉도를 가겠다는 것을 두고 한마디 하고 싶은데 참겠습니다. ^^*

오늘도 자주 웃으시고 좋은 일 많이 만드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깍정이/깍쟁이]

어제는 날씨가 끄물끄물 하고 춥기도 해서,
오랜만에 도토리묵 집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옛 생각이 날 것 같아서...
막상 식당에 가서는 도토리묵을 먹지 않고 다른 것을 먹었지만...

오늘은 도토리 이야기 좀 해 볼게요.
‘도토리’가 뭔지는 다 아시죠? 어떻게 생긴지도 아실 것이고.
그럼 도토리는 어떤 나무에서 열리는지 아세요?

상수리는 상수리 나무에서 열리고,
뽕은 뽕나무에서 열리니까,
도토리는 도토리 나무의 열매?

아닙니다.
도토리는 떡갈나무에서 열립니다.

참나무 아시죠? 참나무가 어떻게 생겼죠?
실은, 참나무는 어느 특정한 한 종의 식물을 가리키는 식물이름이 아니라
참나무과 참나무속에 딸린 식물을 통틀어 일컫는 말입니다.
나무 열매도,
떡갈나무의 열매를 도토리, 상수리 나무는 상수리, 졸참나무는 굴밤이라고 부르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참나무의 열매를 보통 도토리라고 하죠.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참나무’를 “상수리나무”라고 풀어놨습니다.
좀 생뚱맞죠?

오늘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그게 아니라,
도토리를 보면 열매를 둥글게 감싸고 있는 어떻게 보면 술잔처럼 생겼고, 또 어떻게 보면 모자처럼 생긴 꼭지를 볼 수 있는데 그걸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그게 바로 ‘깍정이’입니다.

흔히,
이기적이고 인색한 사람, 또는 자기 것만 챙기려 드는 사람을 ‘깍쟁이’라고 하는데,
이 깍쟁이가 바로 도토리 ‘깍정이’에서 온 말입니다.

도토리 깍정이가 열매를 움켜쥐고 있는 모양을 보고,
자기 것을 놓칠세라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떠올려 ‘깍쟁이’라는 낱말을 만든 겁니다.

서로 부대끼며 사는 게 사회생활인데,
깍쟁이처럼 자기 것만 챙기면 재미없겠죠?
오늘은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주는 하루로 만들어보세요.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