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26, 2011

우리말, 천천히 즐기기와 바보 2011-07-27

'칠삭둥이'에는 "제달을 다 채우지 못하고 일곱 달 만에 태어난 아이."라는 뜻과 "조금 모자라는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라는 뜻이 같이 있습니다.
어제 제 마음과 달리 칠삭둥이라는 낱말의 뜻풀이에 마음이 아프셨을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보낸 편지에 몇 가지 제 실수가 있었네요.

1. 클래식을 클레식이라고 썼습니다. 고전음악을 뜻하는 classic은 클래식이 바릅니다.
2. 어제 소개해 드린 바보와 같은 뜻으로 병신이 있습니다.
그러나 '병신'에는 "신체의 어느 부분이 온전하지 못한 기형이거나 그 기능을 잃어버린 상태. 또는 그런 사람"이라는 뜻도 있어 그런 분들을 아프게 할까 봐 편지에 쓰지 않았습니다.
어제 편지에서 '칠삭둥이'가 있었습니다. '칠삭둥이'에는 "제달을 다 채우지 못하고 일곱 달 만에 태어난 아이."라는 뜻과 "조금 모자라는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라는 뜻이 같이 있습니다.
어제 제 마음과 달리 칠삭둥이라는 낱말의 뜻풀이에 마음이 아프셨을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바보 이야기를 하면서 바보 같은 짓을 했으니 역시 저는 바보가 맞습니다. ^^*

어젯밤에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모레까지 250밀리 정도가 더 올 거라고 합니다. 걱정입니다.
우리말에 '시위'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시위'에 모두 7개의 뜻풀이가 있습니다.
두 번째가 활시위, 세 번째가 제사 지낼 때에 신주 대신 시동을 앉히던 자리,
네 번째가 위력이나 기세를 떨쳐 보임, 다섯 번째가 임금이나 어떤 모임의 우두머리를 모시어 호위함,
여섯 번째가 위엄을 떨침, 일곱 번째가 어떤 일을 베풀어 이룸입니다.
저는 여기서 활시위와 데모하는 시위밖에 모르겠네요.
중요한 것은,
시위의 첫 번째 뜻이
"비가 많이 와서 강물이 넘쳐흘러 육지 위로 침범하는 일. 또는 그 물."이라는 겁니다.
한자가 아닌 순우리말이고, 가장 먼저 나온 뜻풀이인데도 제가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번 비로 시위가 나지 않기를 간절히 빕니다.

오늘도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바보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지리하다 >> 지루하다]

한가위 잘 쇠셨죠?
짧은 기간이지만 그래도 찾아갈 고향이 있어서 참 좋습니다.
저는 어젯밤 늦게 고향에서 출발해서 오늘 새벽에 수원에 도착했습니다.

어제저녁에 고향에서 출발하기 전에 도로상황을 보기 위해 뉴스를 봤는데,
온통 ‘북핵 타결’ 이야기뿐이더군요.
KBS 2TV 8시 뉴스였는데,
북핵관련 뉴스가 서너 꼭지 있고 나서,
그동안의 경과를 설명하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그 뉴스를 보내면서 화면 아래에
‘지리한 35개월’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오락 프로그램에서 자막이 틀리는 것은 봤어도,
뉴스에서 자막이 틀리는 것은 본 적이 없는데...
설마 내가 잘못 봤겠지......
그러나 눈을 씻고 거듭 봐도 ‘지리한 35개월’이었습니다.

‘지리하다’는 ‘지루하다’의 잘못입니다.
표준어 규정, 제1부 표준어 사정 원칙, 제2절 제11항에 보면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다음 낱말에서는 모음의 발음 변화를 인정하여, 발음이 바뀌어 굳어진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ㄱ을 표준어로 삼고, ㄴ을 버림.)
ㄱ ㄴ
-구려 -구료
깍쟁이 깍정이
나무라다 나무래다
미수 미시
바라다 바래다
상추 상치
주책 주착
지루-하다 지리-하다
허드레 허드래
호루라기 후루루기

위에 나온 표준에 규정에 따르면,
본래는 ‘지리(支離)하다’가 표준어였지만,
‘모음의 발음 변화를 인정하여’
지금은 ‘지루하다’가 표준어입니다.

“시간을 너무 오래 끌어 따분하고 싫증이 나다”는 뜻의 낱말은,
‘지리하다’가 아니라 ‘지루하다’입니다.

여러 번 하는 이야기지만,
개인인 저는 맞춤법에 맞지 않게 글을 쓰거나, 표준어에 맞지 않게 말할 수 있지만,
여러 사람이 보고 듣고 읽는 언론은 절대로 그러면 안 됩니다.
더군다나 텔레비전 뉴스 자막이 틀리면......

아침저녁으로 쌀쌀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성과 많이 거두시는 풍성한 가을 맞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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