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7, 2011

우리말, 영금 2011-07-08

우리말에 '영금'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따끔하게 당하는 곤욕"을 이르는 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세 번 도전 끝에 꿈을 이룬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단이 오늘 올아온다고 합니다. 참으로 훌륭한 일을 해내셨습니다. ^^*
어제저녁에 인터넷에서 유치단 프레젠테이션을 봤습니다.
굳은 믿음과 의지로 발표를 참 잘하시더군요.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이렇게 평창동계올림픽을 축하하는데, 그 와중에도 돈벌이에 눈먼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벌써 평창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고, 2018년 숙박업소를 싹쓸이 예약까지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남보다 먼저 차지하고, 적은 투자로 큰 이득을 보는 게 경제원리인지는 모르지만, 얍삽하게 자기 이익만 챙기려는 사람들이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우리말에 '영금'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따끔하게 당하는 곤욕"을 이르는 말입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찬물을 끼얹는 사람들은 영금을 봐야 합니다.
온 나라의 잔치로 만들어야지 그걸로 개인이 돈벌이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비켜가다/비껴가다]

어제는 우리말 편지를 못 받으셨죠?
지난 주말에 고향에 가서 벌초를 했는데,
혼자서 열네 봉을 한꺼번에 하고 났더니 몸살이 났습니다.
조상님 덕분(?)에 어제는 휴가를 내고 집에서 좀 쉬었습니다.

아침에 뉴스를 보니,
미국 어느 지방에 커다란 태풍이 지나가면서 피해가 컸다고 하더군요.
이제 곧 우리나라도 태풍이 올 것 같은데,
큰 피해가 없기를 빕니다.

커다란 자연의 일이라
힘없는 인간이 어떻게 막을 수는 없지만,
가능하면 우리나라를 관통하지 않으면 좋은데...

태풍이 우리나라를 관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오늘은 ‘비껴가다’와 ‘비켜 가다’의 차이입니다.

‘태풍이 우리나라를 비켜 가다’가 맞을까요,
‘태풍이 우리나라를 비껴가다’가 맞을까요?

답은 둘 다 맞습니다.
다만 뜻이 조금 다르죠.

‘비끼다’는
“비스듬히 놓이거나 늘어지다.”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잠깐 드러나다.”
“비스듬히 놓거나 차거나 하다.” 라는 뜻입니다.

‘비키다’는,
“무엇을 피하여 있던 곳에서 한쪽으로 자리를 조금 옮기다.”,
“방해가 되는 것을 한쪽으로 조금 옮겨 놓다.”,
“무엇을 피하여 방향을 조금 바꾸다.”라는 뜻으로
길에서 놀던 아이가 자동차 소리에 깜짝 놀라 옆으로 비켰다.
통로에 놓였던 쌀독을 옆으로 비켜 놓았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태풍이 우리나라 옆으로 잠깐 비스듬히 스쳐 지나간 경우에는 ‘비껴가다’이고,
태풍이 우리나라를 피해서 방향을 조금 바꾸어(자리를 조금 옮겨) 지나간 경우에는 ‘비켜 가다’입니다.

우리나라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했던 태풍이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를 피해 방향을 바꾸어 지나간 경우라면 ‘비켜 가다’를,
태풍이 잠깐 옆으로 스친 듯 지나간 경우라면 ‘비껴가다’를 쓰면 됩니다.

혹시 시험에서
‘비켜가다’가 맞는지 ‘비껴가다’가 맞는지를 묻는다면,
‘비껴가다’가 맞습니다.
왜냐하면,
사전에 ‘비껴가다’는 낱말은 있어도,
‘비켜가다’는 낱말은 없거든요.
그래서 앞에서 ‘비켜 가다’라고 띄어서 쓴 겁니다.

오늘은 날씨가 조금 흐리네요.
좋은 생각 많이 하시고, 좋은 일 많이 생기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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