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17, 2011

우리말, 말과 글은 쉽게... 2011-07-18

우리말은 자주 써서 입에 익어야 좋다고 봅니다.
뜻이 잘 통한다고 한자말만 쓰다 보면 쓰지 않는 우리말은 없어지고 말 겁니다.

안녕하세요.

지난주 금요일에 낸 문제 답은 '해밀'입니다.
비 온 뒤 하늘이 맑게 개는 것을 뜻하는 우리말이니 하루빨리 사전에 올려 많은 사람이 살려 쓰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말은 자주 써서 입에 익어야 좋다고 봅니다.
뜻이 잘 통한다고 한자말만 쓰다 보면 쓰지 않는 우리말은 없어지고 말 겁니다.


지난주 목요일인 7. 14. 동아일보 C1면에 모델하우스를 '본보기집'이라고 쓴 것을 봤습니다.
이왕이면 이렇게 우리말로 만들어 쓰면 더 좋다고 봅니다.
오픈마켓은 '열린 장터'라 쓰고,
사고 다발 지역은 '사고 잦은 곳'이라 쓰며,
법에 저촉되다 보다는 '법에 걸리다'라고 쓰는 게 더 좋습니다.
식별이 용이한 게 아니라 알아보기 쉬운 것이고,
가방을 분실한 게 아니라 가방을 잃어버린 것이며,
아플 때는 약을 복용하는 게 아니라 약을 먹으면 됩니다.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억지로 멋을 내다보면 이상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농촌에 일손을 도와주러 가다가 들른 정암 휴게소 화장실에는
'한발자욱만 더 가까이'라고 쓴 글과(내려가는 고속도로)
'한발자국만 더 가까이'라고 쓴 글(올라가는 고속도로)이 있었습니다.

발자국은 발로 밟은 자리에 남은 모양이므로 가까이 갈 수 없습니다.
발을 변기에 가깝게 대려면 발자국을 가까이하는 게 아니라 걸음을 걸어 다가가야 합니다.
발자국도 틀렸지만, 멋을 내려고 발자욱이라고 쓴 것 또한 잘못입니다.
발자욱은 아예 사전에도 없는 낱말입니다.
'한 걸음만 더 가까이'라고 쓰는 게 바릅니다.

한글날만 우리글을 아끼자고 외칠 게 아니라,
살면서 늘 우리말과 글을 아끼려는 생각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쉽상이다 >> 십상이다]

새로운 한 주가 밝았습니다.
저는 지난주에 어머니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어제 늦게 올라왔습니다.
혼자 계시는 어머니가 갑자기 편찮으셔서
제가 혼 좀 났었죠.

어머니가 혼자 계시다 보니 드시는 것도 부실하고,
갑자기 태풍이 몰려온다고 해서 이 일 저 일 좀 무리를 하셨었나 봅니다.
그러다 보면 탈이 나기 십상이죠.

날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를 드리지만,
그래도 부족하더군요.
자칫 깜빡하면 어머니 건강을 놓치기 십상입니다.
오늘, 아니 지금 당장 부모님께 전화 한 통 드리는 것은 어때요?

흔히,
“-하기 아주 쉬운 일이나 상태”를 두고,
‘-하기 쉽상’이라는 말을 쓰는데요.
‘쉽상’이 아니고 ‘십상’입니다.

‘십상’은,
十常八九에서 온 말입니다.
열 가운데 여덟이나 아홉 정도로 거의 대부분이거나 거의 틀림없음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하기 쉽다고 해서 ‘쉽상’이 아닙니다.

벌써 가을입니다.
곧 한가위이고...
이렇게 게으름 피우다가는
올 농사 망치기 십상인데, 이래저래 걱정입니다.

오늘도 즐거운 일이 많이 생기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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