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 10, 2010

우리말, 고랑과 두둑 2010-2-11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눈이 내리네요
.

저는 요즘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
회사일을 혼자 다 하는 것도 아니고
,
제가 이렇게 한다고 우리나라가 크게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
저는 왜 이렇게 만날 바쁜지 모르겠습니다
.
어제 설쇠러 올라오신 어머니의 첫 말씀이 "왜 이리 핼쑥해졌냐?"였습니다
.

그래도 이렇게 열심히 살다 보면

고랑도 이랑 될 날이 있겠죠?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는데, 제 삶에도 그런 날이 있겠죠
? ^^*

곧 설입니다
.
고향을 생각하면서 오랜만에 농사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

농사를 지으려면 땅에 바로 씨를 뿌리는 게 아니라
,
고랑과 이랑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
그래야 물이 잘 빠지고, 식물 뿌리가 숨을 쉴 수 있습니다
.

그래서 땅을 파서 두둑하게 쌓는데, 그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좀 파인 곳이 있게 됩니다
.
그런 일을 간다고 합니다. 논을 갈다, 밭을 갈다할 때의 갈다가 그 뜻입니다
.

고랑은

두둑한 땅과 땅 사이에 길고 좁게 들어간 곳으로 이 고랑이 바뀌어 ''이 되었습니다
.
그 골이 산에 있으면 산골이 되는 것이죠. 산골짜기의 그 산골
... ^^*

두둑은

논이나 밭을 갈아 골을 타서 두두룩하게 흙을 쌓아 만든 곳입니다
.

그리고

이랑은
갈아 놓은 밭의 한 두둑과 한 고랑을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

두렁은 좀 다릅니다
.
고랑이나 두둑, 그리고 이랑은 논이나 밭 안에 있지만
,
두렁은

논이나 밭의 가장자리로 작게 쌓은 둑이나 언덕을 가리킵니다
.
논두렁, 밭두렁할 때 그 두렁인데, 이게 논이나 밭 안에 있으면 이상하겠죠
? ^^*

그 두렁은 곡식을 심지 않습니다
.
그러나 우리 조상님은 그 땅마저 아까워 그 두렁에도 콩이나 팥, 옥수수 따위를 심었습니다
.
그게 바로  '두렁콩'입니다
.

설도 며칠 남지 않았는데, 고향 생각나는 낱말 하나 더 소개해 드릴게요
.
바로 '거웃'이라는 낱말입니다
.
거웃은

한 방향으로 한 번, 죽 쟁기질하여 젖힌 흙 한 줄을 뜻합니다.
흔히
,
양방향으로 한 번씩 쟁기질하여 두 번 모으거나

양방향으로 두 번씩 쟁기질하여 네 번 모아서 한 두둑을 짓죠
.

아침부터 눈이 내리네요
.
이러다 고향 가는길 힘들어지지 않나 모르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
아빠, 원준이 또 똥쌌어요
]

'
아빠, 원준이 또 똥 쌌어요
.'
'
?
?'
'
저는 화장실 가서 누는데 원준이는 만날 기저귀에다 싸요. 그쵸
?'

오늘 아침에 제 딸이 저에게 일러바친 말입니다
.
제 딸내미는 이제 막 36개월을 넘어섰습니다
.
이 어린것이 말을 배워가는 것을 보면 참 재밌습니다
.
언젠가는 시장에서 한 아주머니가 하시는 말씀을 듣고
,
'
아빠, 저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죠. 그쵸?'라고 말해 저를 깜짝 놀라게 하더군요
.
이 어린것이 벌써 틀리다와 다르다를 갈라 쓰고 있으니 얼마나 기특해요
.

앞에서 제 동생이 똥을 쌌다고 하고

자기는 똥을 눈다고 했는데요.
이것도 정확하게 갈라서 쓰고 있는 겁니다
.

'
싸다'

'
똥이나 오줌을 참지 못하고 함부로 누다.',
똥이나 오줌을 누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
'
개똥녀'의 개가 여기저기 똥을 싸고 다니는 거죠
.

'
누다'

'
배설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다.'는 뜻으로
오줌을 누다, 똥을 누다처럼 씁니다.

그게 그거 같아 헷갈리신다고요
?
쉽게 가르실 수 있습니다
.
'
누다'는 내가 내 의지에 따라 다스려서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고
,
'
싸다'는 스스로 다스리지 못하고 내보내는 것입니다
.

제 아들은 아직 철이 들지 않아 똥을 싸는 것이고
,
제 딸은 철이 들어 제 의지대로 똥을 누는 것입니다
.
이제 '누다' '싸다'를 가르실 수 있죠
?
겨우 네 살인 제 딸도 이런 말을 상황에 맞게 씁니다. 하물며 나이든 우리야
...

우리말
123

보태기
)
'
그쵸'는 없는 말입니다
.
'
그렇죠'가 맞습니다.

 

우리말 편지를 누리집에 올리시는 분입니다.

자주 드리는 말씀이지만
,
제가 보내드리는 우리말 편지는 여기저기 누리집에 맘껏 올리셔도 됩니다
.
더 좋게 깁고 보태서 쓰셔도 되고, 여러분이 쓰신 글이라며 다른 데 돌리셔도 됩니다
.
맘껏 쓰세요
.

우리말 편지는 제가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보내드리는 것입니다
.
저는 우리말 쓰임에 대해 문법적으로 따질 깜냥이 안 됩니다
.
공부하다 알게 된 것을 개인적으로 보내드릴 뿐입니다
.
우리말이나 국어 문법은 국립국어원 가나다전화(02-771-9909)에 물어보시는 게 좋습니다
.

저를 그냥 저 개인으로만 봐 주십시오
.
저는 거창한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민족성을 지키고자 애쓰는 사람도 아닙니다
.
그냥 평범한 한 직장인일 뿐입니다
.

아래는

꾸준히 우리말편지를 꾸준히 올리는 누리집입니다
.
이런 누리집이 더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
여기에 주소를 넣어드리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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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mal.pe.kr/bbs/zboard.php?id=ulim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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