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 5, 2016

우리말) 대로/데로 2016-04-05

아름다운 우리말
2016. 4. 5.(화)
'대로'와 '데로'가 헷갈릴 때,
'대'를 '곳'과 바꾸어서 말이 되면 '데로'를 쓰고, 그렇지 않으면 '대로'를 쓰는 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날씨가 좋네요. ^^*

오늘은 퇴근하는 대로 목포에 다녀와야 합니다.
가깝게 지내는 분의 어머님이 돌아가셨거든요.
어머님이 좋은 데로 가시길 빌며, 오늘은 '대로'와 '데로'를 갈라보겠습니다.

'대로'는 의존명사로 아래와 같이 씁니다.
"어떤 모양이나 상태와 같이", 본 대로, 느낀 대로, 그린 대로, 들은 대로 이야기하다.
"어떤 상태나 행동이 나타나는 그 즉시", 집에 도착하는 대로 편지를 쓰다, 내일 동이 트는 대로 떠나겠다.
"어떤 상태나 행동이 나타나는 족족", 기회 있는 대로 정리하는 메모, 틈나는 대로 찾아보다, 달라는 대로 다 주다.
"어떤 상태가 매우 심하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 지칠 대로 지친 마음, 약해질 대로 약해지다, 애정이 식을 대로 식었다.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오다, 들 수 있는 대로 들어라.

이렇게 '대로'의 쓰임이 여러 가지이고, 다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대로'가 '데로'와 헷갈린다는 겁니다.

'데로'의 '데'도 장소를 뜻하는 의존명사입니다.
'곳'이나 '장소'를 뜻할 때는 의지할 데 없는 사람, 예전에 가 본 데가 어디쯤인지 모르겠다처럼 씁니다.
'일'이나 '것'을 나타낼 때는 그 책을 다 읽는 데 삼 일이 걸렸다, 사람을 돕는 데에 애 어른이 어디 있겠습니까?처럼 씁니다.
'경우'를 뜻할 때는 머리 아픈 데 먹는 약, 이 그릇은 귀한 거라 손님을 대접하는 데나 쓴다처럼 씁니다.

'대로'와 '데'... 써놓고 보니 더 헷갈립니다. ^^*

이렇게 갈라보면 어떨까요?
'데'는 주로 장소를 뜻하므로,
'대로'와 '데로'가 헷갈릴 때, '대'를 '곳'과 바꾸어서 말이 되면 '데로'를 쓰고, 그렇지 않으면 '대로'를 쓰는 겁니다.

어제 돌아가신 가깝게 지내는 분의 어머님이
좋은 '데로' 가시길 빌며, 퇴근하는 '대로'  상가에 갈 생각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마음눈과 마음자리]



안녕하세요.



안타깝게도 또 큰 별이 지셨네요.

올해는 이상합니다.

김수환 추기경께서 돌아가시고, 얼마 되지 않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더니,

그러고 나서 채 100일도 되지 않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돌아가셨네요.

참으로 가슴 아픕니다.



제가 아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사물의 참모습을 보시는 분이었습니다.

세계적인 안목으로 길게 보고 나라를 이끄셨던 분으로 기억합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큰 기둥이셨고, 민주주의의 꽃이셨습니다.

그 후덕하신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습니다.



우리말에 '마음눈'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사물의 참모습을 똑똑히 식별하는 마음의 힘이나 사물을 살펴 분별하는 능력을 뜻합니다.

'마음자리'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마음의 본바탕이라는 뜻입니다.



돌아가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마음자리가 착하시고 마음눈이 트인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더 안타깝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성제훈 드림
우리말 편지는 제가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성제훈이고 누리편지는 jhsung@korea.kr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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