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 6, 2016

우리말) 감치다(2) 2016-04-06

안녕하세요.

며칠 전 '감치다'는 낱말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맛이 맛깔스러워 당기다는 뜻뿐만 아니라
어떤 사람이나 일, 느낌 따위가 눈앞이나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 감돌다는 뜻도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침에
막내와 같이 자전거를 타고 일터에 나왔습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같이 노래를 부르면서 왔는데요.
그때 같이 불렀던 노래가 머릿속에 감치고 잊히질 않네요.
오늘 막내와 함께 불렀던 노래는 이겁니다.
원숭이 똥구멍 빨~게.
빨간 것은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는 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긴 것은 기차, 기차는 빨라, 빠른 것은 비행기, 비행기는 높아, 높은 것은 백두산...
저는 여기까지만 알고 있었는데,
애가 더 가르쳐주더군요.
백두산은 뾰족해, 뾰족한 건 바늘
바늘은 싫어, 싫으면 시집가,
시집가면 쉬~싸, 쉬 싸면 혼나~

글을 쓰면서도 자꾸 되뇌면서 중얼거립니다. ^^*

오늘 종일
막내와 노래 부른 게 아련하게 감쳐 오는 것을 느끼며 보낼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지난 3.31.에 보내드린 편지입니다.


안녕하세요.

벌써 목요일입니다 .^^*
어제는 오랜만에 예전에 같이 일했던 후배들과 한잔했습니다.
갑자기 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별다른 인사도 못 하고 나왔는데,
어제는 이런저런 이야기도 해주고, 많이 들어주기도 하면서 새벽까지 정다운 시간을 이어갔습니다. ^^*

우리말에 '감치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음식 맛이 맛깔스러워 당기다."는 뜻으로 많이 알고 있지만,
"어떤 사람이나 일, 느낌 따위가 눈앞이나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 감돌다."는 뜻도 있습니다.
'그때의 일이 두고두고 머릿속에 감치고 잊히질 않는다, 큰길에 나서자 나는 어느새 그녀가 누나처럼 따뜻하게 감쳐 오는 것을 느끼며...'처럼 씁니다.

자리를 옮기고 나서 늘 감치고 떠오르던 후배들과의 자리...
오랜만에 편한 마음으로 함께하는 자리였습니다. ^^*

여러분도 그런 동료나 후배가 있지 않나요?

고맙습니다.

보태기)
좋은 자리에서 한잔할 때는 가끔 건배사를 하는데요.
어제 제가 한 건배사는 '변사또'였습니다.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또만나자~
^^*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깨단하다]



안녕하세요.



어제 위성을 쏘지 못했네요. 왜 이리 안타까운 일이 많이 일어나는지 모르겠습니다.



돌아가신 분에 대한 평가도 참으로 여러 가지네요.

저는 안타까운 마음이 하늘을 찌를 정도지만, 그렇지 않으신 분도 계시고, 그런 제가 밉게 보이는 분도 계시나 봅니다.



우리말 편지는 어디까지나 개인이 보내는 편지이므로, 그냥 제 개인으로만 봐 주십시오.

돌아가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안타까워하는 마음도 제 마음일 뿐입니다. 남들에게 강요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말에 '깨단하다'는 움직씨(동사)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생각해 내지 못하던 일 따위를 어떠한 실마리로 말미암아 깨닫거나 분명히 알다."는 뜻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왜 인동초라고 하는지 이제야 깨단할 수 있다,

그가 남북통일에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 돌아가신 다음에 내 놓은 다른 나라의 평가를 듣고야 깨단할 수 있었다처럼 씁니다.



올 들어 부쩍 커버린 느낌입니다.

김수환 추기경 돌아가실 때 많이 반성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 돌아가실 때 크게 후회했었는데,

이번에는 허전한 마음을 억누르기 어려워 갈피를 못잡겠네요.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우리말 편지는 제가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성제훈이고 누리편지는 jhsung@korea.kr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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