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 21, 2015

우리말, 희색만면하다 2015-10-20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희색만면하다-성기지 운영위원

얼굴 가득히 기쁜 표정이 떠오르는 모습을 ‘희색이 만연하다’고 표현할 때가 있는데, 이는 바른 말이 아니다. ‘만연’은 “널리 뻗음” 또는 “번져서 퍼짐”이란 뜻을 지닌 낱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식물의 줄기가 널리 뻗는다는 뜻으로, 전염병이나 나쁜 현상이 널리 퍼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풀이하고 있다. 곧 “아카시아 뿌리가 만연하여 다른 나무가 자라지 못한다.”라고 할 때나, “전염병이 만연하다.”라고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여기에서 볼 수 있듯이, ‘만연’이 동사로 쓰이면, 나쁜 현상이나 전염병이 널리 퍼진다는 것과 같이 부정적인 구실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곧 ‘만연하다’는 부정적인 뜻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다. 그러나 희색은 ‘기뻐하는 얼굴빛’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불신 풍조”라든가, “물질 만능주의가 만연하다.”처럼 쓸 수는 있지만, “희색이 만연하다.”라고 쓸 수는 없다.

기쁜 빛이 얼굴에 가득하다는 뜻으로 쓰는 말은 “희색이 만연하다”가 아니라 ‘희색만면’이라는 낱말이다. 따라서 이때에는 “김 감독은 희색만면하여 더그아웃에서 뛰어나왔다.”처럼 ‘희색만면하다’고 하거나, 아니면 ‘희색을 띠었다’라든지, ‘만면에 기쁨이 가득하다’고 말하면 된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미터를 m으로 쓰는지 M으로 쓰는지...]

요즘 단위를 워낙 자주 헷갈리시는 것 같아서...

예전에 리터단위를 말씀드렸습니다.
요즘은 적어도 제 주위에서는 리터를 필기체로 쓰는 분은 안 계십니다.

오늘은 좀 다른 이야기를 해 볼게요.

미국에서 1999년에 화성탐사선을 발사했습니다.
그 우주선을 만들면서 제작사에서는 야드 단위를 썼는데,
나사에서는 이를 미터 단위로 착각하여 우주선이 화성에 도착하면서 너무 낮은 고도로 진입하여 탐사선이 박살이 났습니다.
실제 1야드는 0.91미터로 1미터와 1야드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텔레비전에서 골프 해설할 때 300야드 날아갔다고 하나 300미터 날아 갔다고 하나 어차피 자로 재지 않고 눈대중으로 이야기하는 바에야 그게 그겁니다. ^^*
그러나 우주선이 착륙할 때는 대기권에서부터 고도를 잡아야 하니 대기권 12km(지구)에서 12km와 12000야드는 엄청난 차이가 나겠죠.
우리나라야 SI단위계를 써 야드나 파운드, 인치, 겔런 같은 단위를 안쓰니 다행이죠.

단위를 쓸 때 대문자로 써야할지 소문자로 써야할지를 많은 분이 헷갈리십니다.
그 원리를 말씀드릴게요.

단위는 10을 기준으로 나눠서 생각하면 쉽습니다.(십진법 단위로 수학이 발전해서...)
10보다 작으면 무조건 소문자를 씁니다.
10^-1제곱은 데시 d
10^-2제곱은 센티 c
10^-3제곱은 밀리 m
10^-6제곱은 마이크로 뮤(어떻게 쓰는지 아시죠?)
10^-9제곱은 나노 n
입니다. 모두 소문자로 씁니다.
따라서 30센티미터 자를 쓸 때는 30cm라고 해야 합니다.


10보다 크면,
자주 쓰는 10의 3승까지는 소문자고 나머지는 대문자입니다.
10^1제곱은 데카 da(몰라도 됨 ^^*)
10^2제곱은 헥토 h(이것도 몰라도 됨 ^^*)
10^3제곱은 킬로 k(이건 무지 중요함 ^^*)
10^6제곱은 메카 M(여기부터 대문자)
10^9제곱은 기가 G
10^12제곱은 테라 T
입니다.
중요한 것은 10의 3제곱인 k가 대문자가 아니라 소문자라는 겁니다.


따라서 여기서 저기까지 5미터라고 쓸 때는 5M가 아니라 5m라고 써야 바르고,
여기서 우리집까지는 5킬로미터라고 할 때도 5KM이 아니라 5km가 맞습니다.


다음은 특수 단위 입니다.
특수 단위는 사람이름에서 따온 단위만 대문자로 씁니다.
볼트는 전지를 발명한 물리학자 볼타의 이름에서 따와 V로 씁니다.
파스칼, 뉴턴, 헤르츠, 와트, 쿨롬, 주울, 암페어 따위도 모두 사람 이름에서 따 왔기에
Pa, N, Hz, W, C, J, A로 씁니다.
SBS 파워FM 주파수를 쓸 때는 99.9mhz라고 쓰면 안 되고, 99.9MHz라고 써야 합니다.
읽기는 99.9[메가헤르츠]라고 읽어야죠.


단위를 사람 이름에서 따온 게 아니라면 모두 소문자로 씁니다.
라디안(rda), 시간(h), 분(m), 초(s)는 모두 소문자로 씁니다.
1000kg을 뜻하는 톤도 t로 소문자로 씁니다.
논 크기를 말할 때 쓰는 아르나 헥타아르도 a와 ha로 소문자로 써야 합니다.


좀 복잡해 보이지만 그래도 알아두면 피가되고 살이 됩니다.
모르면 무식하다는 말 듣고... ^^*


고맙습니다.

보태기)
단위가 아닌 낱말의 약자로 쓸 때는 다릅니다.
nano technoogy의 약자를 쓸 때는 nT가 아니라 NT로 써야 하고,
metric ton의 약자는 M/T로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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