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 20, 2015

우리말, 덥석 2015-04-20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4. 20.(월요일)
'덥석'이라는 어찌씨(부사)는
"왈칵 달려들어 닁큼 물거나 움켜잡는 모양."을 이릅니다.
이를 '털썩'이나 '풀썩'과 헷갈려 '덥썩'이라 쓰는 때가 있는데,
'덥썩'은 표준말이 아닙니다. '덥석'이 바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이 봄비가 내려 모든 곡식을 기름지게 한다는 곡우라는데,
바로 그 봄비가 내리네요. ^^*

저는 아침에 좀 일찍 집을 나서는 편입니다.
오늘도 7시 조금 넘어 집을 나오는데, 다섯 살배기 막내가 부스스 눈을 쓰더니 덥석 제 품에 안기면서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하더군요.
잠이 덜 깬 채 와락 달려들어 제 품에 안기는 딸내미의 그 야들야들한 느낌! 제가 이 맛에 삽니다. ^^*

지금도 그 느낌이 제 온몸을 휘감고 있습니다.
퇴근 시간이 기다려집니다. 제가 집에 돌아가면 아침보다 더 세게 달려와서 제 품에 안길 겁니다. ^^*

'덥석'이라는 어찌씨(부사)는
"왈칵 달려들어 닁큼 물거나 움켜잡는 모양."을 이릅니다.
손을 덥석 잡다, 떡을 덥석 베어 물었다, 어머니는 아기를 덥석 받아 안으셨다처럼 씁니다.

이를 '털썩'이나 '풀썩'과 헷갈려 '덥썩'이라 쓰는 때가 있는데,
'덥썩'은 표준말이 아닙니다. '덥석'이 바릅니다.

오늘 아침에 다섯 살배기 제 딸이 덥석 안겼던 그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일몰보다는 해넘이가...]

안녕하세요.

제가 가을을 타나 봅니다.
자꾸 가을과 관련된 낱말이 떠오릅니다. ^^*

저는 같은 뜻이라면 되도록 한자말보다는 토박이말을 쓰는 게 좋다고 봅니다.
그게 듣는 사람도 좋지만, 말하는 사람도 좋지 싶습니다.
왜냐하면, 토박이말을 쓰면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고 마음도 포근해지거든요.

볼까요?
일출 보러 동해에 가자보다는 해돋이 보러 가자고 하는 게 여유 있고 멋있어 보이며,
일몰 보러 서해에 가자보다는 해넘이 보러 가자고 하는 게 더 운치 있어 보이지 않나요?

서풍이 분다보다는 하늬바람이 분다고 하면 더 멋져 보이고,
야생화보다 들꽃이 더 향기가 좋을 것 같지 않나요?

저는
야채나 채소보다 푸성귀가 더 싱싱하게 느껴집니다.
이래서 우리말이 좋나 봅니다. ^^*

해가 막 넘어가는 무렵은 해질녘입니다.
해질녘보다 조금 앞선 시간은 해거름이라고 하는 게 좋겠네요.
그냥 왠지 가을이라... 해넘이, 해질녘 따위가 생각나네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