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 13, 2015

우리말, 차출과 착출 2015-04-14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4. 13.(월요일)
안녕하세요.

저는 아침 7시 조금 넘어 일터에 나옵니다.
그날 할 일을 정리하고, 이것저것 챙기고 나서,
윗분이 오시면 함께 할 일을 상의합니다.
그러다 보면 9시가 되고, 그때 일을 시작합니다.

오늘 아침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차출'과 '착출'이야기를 했습니다.

'차출(差出)'은
예전에는 관원으로 임명하기 위하여 인재를 뽑던 일을 뜻했고,
지금은 어떤 일을 시키기 위하여 인원을 선발하여 내는 것을 뜻합니다.
'뽑아냄'으로 다듬어 쓰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차출'과 비슷한 뜻으로 쓰는 '착출'이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아마도 '각출(各出)'을 잘못 쓴 것 같습니다.
'각출'은 '각각 나옴. 각각 내놓음.'이라는 뜻으로
재벌 기업마다 수재 의연금의 각출을 약속하였다처럼 씁니다.

갹출(醵出)이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같은 목적을 위하여 여러 사람이 돈을 나누어 냄."이라는 뜻으로
행사 비용 갹출, 의연금 갹출처럼 쓰고,
국립국어원에서 '나누어 냄'으로 다듬어 쓰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술자리에 '차출'될 것 같지 않습니다.
어떤 자리에 뽑혀 가는 게 늘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고향 잘 다녀오셨나요?]

안녕하세요.

고향 잘 다녀오셨나요?
저는 돌아오면서 9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

명절에 고향 가면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명절이라면서 왜 그리 조용하고,
어머니와 고향 분들은 왜 그리 늙으셨는지...
갈수록 고향에 찾아오는 사람이 줄어 마을이 조용하기만 합니다.
마을에 애들 떠드는 소리가 없습니다.

사람이 늙어 가는 무렵을 '늘그막'이라고 합니다.
이를 잘못 써서 '늙으막'이라고 하면 틀립니다.
모든 사람들이 늘그막에 손자들 재롱이라도 보셔야 하는데 하늘은 그마저도 쉬이 허락하지 않으시나 봅니다.

'늘그막'의 준말이 '늙마'입니다.
고향을 지키며 늙마를 보내고 계시는 분들의 유일한 소원은 손자들 재롱일 겁니다.
그것마저도 사치일까요?

늙어 버린 판을 '늙바탕'이라고 합니다. '늙판'이라고도 합니다.
부모님들이 늙바탕에 바라는 게 뭔지를 생각해 봅니다.

명절 때 고향 찾아오지 않아도 좋으니 그저 건강하게 잘 살기만을 바라시겠죠.
애들 데리고 오느라 고생스런데 왜 왔냐?
내년부터는 오지 않아도 된다. 그저 애들하고 건강하니 잘 지내거라...
설마 이런 말을 믿고
명절에 고향 가지 않으시고 식구들만 여행가시는 분들은 안 계시죠?

사람은 누구나 늙습니다.
누구나 부모가 되고, 누구나 늙마가 있고, 늙바탕이 옵니다.
내가 내 부모에게 외로움을 드렸는데,
그걸 보고 자란 내 자식이 나를 호강시켜줄까요?

고속도로에 몇 시간씩 갇혀 있으면 힘듭니다.
그래도 뭐에 홀린 듯 명절에는 꼭 고향을 찾습니다.
제가 앞으로 몇 년이나 더 고향을 찾을까요. 아마도 길어야 10년일 겁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거나, 아니면 어머니가 도시로 올라오시거나 그러시겠죠.
그러기 전에 저는 열심히 고향에 가렵니다.
동구 밖에서 홀로 서 계실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열심히 고향에 가렵니다.

고향에 다녀올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합니다.
오늘도 하늘에는 휘영청 밝은 달이 떠 있겠죠?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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