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 6, 2015

우리말, 여미다 2015-04-06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4. 6.(월요일)
안녕하세요.

이번 주에는 비도 오지 않고 날씨가 그리 추울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아침저녁으로는 조금 쌀쌀하네요.
이런 날은 옷을 껴입는 것도 좋지만, 입은 옷의 옷깃을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요? ^^*

오늘은 옷깃을 여미다를 알아보겠습니다.
'여미다'는 "벌어진 옷깃이나 장막 따위를 바로 합쳐 단정하게 하다."는 뜻을 지닌 움직씨(동사)입니다.
옷깃을 여미다, 코트 자락을 여미다, 병사들은 철모를 고쳐 쓰고, 조심스럽게 짤그락 실탄을 먹고, 방탄조끼를 여미고, 조용히 전투 준비를 했다처럼 씁니다.

이 '여미다'에는 관용적으로 "경건한 마음으로 옷을 가지런하게 해 자세를 바로잡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순국선열들을 생각하며 옷깃을 여미어 묵념했다, 폐허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인간의 의지에 사람들은 옷깃을 여미기도 한다처럼 쓰는 게 잘 어울립니다.
곧, '여미다'는 그냥 옷깃을 세우는 게 아니라 단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럼 추울 때 옷깃을 곧추세우는 것은 뭐라고 하는 게 좋을까요?
그건 그냥 옷깃을 세운다고 하면 됩니다. ^^*

아침저녁으로 쌀쌀합니다.
옷깃을 잘 세우고 다닙시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가꾸로와 거꾸로]

안녕하세요.

한가위가 얼마 남지 않았죠? 어젯밤에 달을 보니 반달을 조금 넘었더군요.

이번 추석은 연휴도 짧고 여러모로 먹고살기도 어려워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이 도시로 올라오시는 일이 많을 거라고 합니다.
흔히 말하는 '역귀성'이죠.

역귀성은 "명절 때에 자식이 고향의 부모를 찾아가는 것에 대하여 거꾸로 부모가 객지에 있는 자식들을 찾아가는 일"이라는 뜻으로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역(逆)을 순 우리말로 하면 거꾸로가 될 겁니다.
역은 이름씨이지만 거꾸로는 어찌씨(부사)입니다.

'거꾸로'를 흔히 '가꾸로'라고도 씁니다.
어색하기는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고 거꾸로의 작은말 정도 됩니다.

그러나 가꿀로나 까꿀로, 꺼꿀로는 틀린 말입니다.
이렇게 된소리로 쓰지 않아도 되는데 세상이 하도 험해 자꾸 소리가 거세지나 봅니다.

이번 한가위에
고향에 가실지 가꾸로 부모님이 올라오실지 모르지만,
모두 넉넉하게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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