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 6, 2014

우리말, 호치키스와 마사무네 2014-08-07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8. 6.(수요일)
‘호치키스’라 부르는 사무용품의 본래 이름은 ‘스테이플러’이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찍개’로, 한글학회의 ‘우리말 큰사전’에는 ‘종이찍개’로 각각 순화해 놓았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사람이름이 마치 상품이름인 것처럼 널리 쓰이다가 그대로 굳어진 것들이 있다. 그 가운데서 ‘호치키스’와 ‘정종’은 지금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다.

‘호치키스’라 부르는 사무용품의 본래 이름은 ‘스테이플러’이다. 이 스테이플러를 발명한 미국사람 이름이 호치키스인데, 호치키스라는 사람이름이 상품이름처럼 알려져 있는 것이다. 스테이플러도 이미 예전에 우리말로 순화해서 쓰고 있다. 어떤 이들은 ‘박음쇠’라고 쓰기도 하지만,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찍개’로, 한글학회의 ‘우리말 큰사전’에는 ‘종이찍개’로 각각 순화해 놓았다.

‘정종’이라는 술의 본래 이름은 ‘청주’이다. 정종은 일본 무사 가문의 하나인 ‘마사무네(正宗)’를 우리식 한자음으로 읽은 것이다. 마사무네 집안에서 대대로 빚어 온 술이 상품화하면서 ‘마사무네’가 술 이름이 되었다. 이 술이 일제 때 우리나라에 들어와 우리식 한자음인 ‘정종’으로 불렸던 것인데, 어느 틈에 다른 청주까지도 모두 정종이라 부르게 되었다. 일본식으로 맑게 빚어 만든 술은 청주이다. 청주는 우리의 전통적인 맑은술과 비슷한 것이므로, 정종도 청주도 모두 ‘맑은술’로 부르면 된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해송은 곰솔로...]

안녕하세요.

아침에 뉴스에서 들으니 다음 달에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여 정상회담을 '갖는다'는 군요.
흔히 정상회담이나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하는데,
이는 정상회담을 열고, 기자회견을 한다고 하는 게 더 깔끔합니다.

아마도 영어 have를 번역하면서 '갖다'를 쓴 것 같은데 영 껄끄럽습니다.
"Have a good time"을
좋은 시간 갖으시기 바랍니다로 번역한 것과,
좋은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로 번역한 것 가운데 어떤 게 좋아요?

언론이 나서서 우리말을 아끼고 쓰다듬으며 보듬고 나가야 하는데,
거꾸로 언론이 나서서 우리말을 더럽히고 짓밟고 있으니... 걱정입니다.

어제 사진 보셨죠?
맨 처음 답을 맞히신 분께 작은 선물을 보내드렸습니다.
어제 사진에 있는 주인공은 바로 접니다. ^^*

제 일터인 농촌진흥청에 있는 서호의 사진을 몇 장 더 붙입니다.(맨 아래 붙임을 보세요.)
어제 점심때 나가서 찍었습니다.
사진 원본을 원하시면 편지 주십시오. 보내드리겠습니다.
저작권이니 뭐니 이런 거 저 잘 모릅니다. 그냥 쓰세요. ^^*

어제 소나무 이야기 드렸었죠? 오늘도 소나무 이야기 조금만 더 할게요.
해송 아세요?
바닷가, 바닷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서 자라는 나무라서 해송(海松)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줄기와 빛깔이 검어 흑송(黑松)이라고도 하는데요.
그러나 이 이름은 '표준수목명'이 아닙니다.
'곰솔'이 맞습니다.

깊게 들어가면 해송, 곰솔, 흑송이 다를지 모르지만,
표준수목명으로보면 해송은 곰솔이라 부르는 게 맞습니다.

산림청에서는 국가표준식물목록을 누리집에서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http://www.koreaplants.go.kr:9101/

거기에 보면,
해송은 '곰솔'로,
넝쿨장미는 '덩굴장미'로,
백일홍은 '배롱나무'로,
목백합과 백합나무는 '튜울립나무'로,
매화나무는 '매실나무'로,
마로니에는 '칠엽수'로 쓰는 것이 맞다고 나와 있습니다.

오늘은 저도 점심 먹고 서호를 걸어볼 생각입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1분만 걸어가면 멋진 호수가 있는 농촌진흥청이 제 일터입니다.
부럽죠?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장음을 따로 나타내지 않기 때문에
tulip은 '튜울립'이 아니라 '튤립'이 맞습니다.
그런데 표준수목명은 왜 '튜울립나무'인지 모르겠습니다.
'튤립나무'가 맞을 것 같은데...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