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 17, 2011

우리말, '열과'가 뭔지 아세요? 2011-08-18

뉴스에서 농민이 말씀하신 '열과'는
포도알의 껍질이 갈라져서 터지는 것을 뜻합니다.
곧, '비가 자주 내리는 바람에 포도 껍질이 갈라져서 터진 게 많다'는 말씀을 하신 겁니다.

안녕하세요.

모처럼 햇빛을 보면서 일터에 나왔습니다.
지금도 충청도 지방과 남부지방에는 비가 내린다고 하는데, 다행히 여기는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입니다. ^^*

오늘 아침 6:21 KBS2에서 "군대 고참"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고참은 古參(こさん, [고상])이라는 일본말에서 왔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선임'으로 다듬은 말입니다.
방송에서는 '고참'을 쓰지 않고 '선임'을 쓰는 게 좋다고 봅니다.

오늘 아침 6:36 MBC 뉴스에 한 농민이 나오셔서 "비가 자주 내려 포도 열과 생겨"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열과는 裂果라는 한자말에서 왔습니다. 아마도 일본말 같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익으면 씨를 담고 있는 껍질이 저절로 벌어지면서 씨가 땅에 뿌려지는 열매"라는 뜻으로 올라 있습니다.
뉴스에서 농민이 말씀하신 '열과'는
포도알의 껍질이 갈라져서 터지는 것을 뜻합니다.
곧, '비가 자주 내리는 바람에 포도 껍질이 갈라져서 터진 게 많다'는 말씀을 하신 겁니다.
뉴스에서 그런 인터뷰를 하실 때 화면 자막에
'열과 : 포도알의 껍질이 갈라져서 터짐'이라고 써주면 어떨까요?
인터뷰하는 농민들께 열과를 쓰지 말고 껍질이 터짐이라고 말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텔레비전을 보는 국민께도 열과는 이런 뜻이고, 이렇게 어려운 한자말이니 쉬운 우리말인 터짐을 쓰자는 뜻으로 자막을 써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냥 방송을 전혀 모르는 제 생각입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이 밤의 끝을 잡고]

어제는 외부에서 손님이 오셔서
늦게까지 주님과 함께했습니다.
한 노래 제목처럼
‘이 밤의 끝을 잡고’ 몸부림을 쳤던 하루였습니다.

이 밤의 끝을 잡고...
여러분은 이 문장을 어떻게 읽으세요?
[끄슬]? [끄츨]? 아니 [끄틀]인가?

우리 국어에는, 연음법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앞 음절의 받침에 모음으로 시작되는 형식 형태소가 이어지면,
앞의 받침이 뒤 음절의 첫소리로 발음되는 음운 법칙이죠.
이 법칙에 따라, ‘하늘이’가 [하느리]로 소리 납니다.

이 연음법칙에 따라,
‘끝을’을 [끄틀]로 읽어야 합니다.
[끄슬]이나 [끄츨]로 읽을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끄’ 밑에 ㅌ은 있어도 ㅅ이나 ㅊ은 없잖아요.
그럼 당연히 [끄틀]로 읽어야지 [끄슬]이나 [끄츨]로 읽으면 안 되죠.

‘꽃이 예쁘다’도, [꼬치] 예쁜 것이고,
빚을 많이 지면 생활이 힘든 것도, [비즐] 많이 진 겁니다.
이것을 [꼬시] 예쁘다나,
[비슬] 많이 진다고 발음하면 안 됩니다.

아무리 술 취해도 발음은 똑바로 해야겠죠?

그나저나, 오늘 저녁에는 아내가 아들턱 낸다고 몇 집을 초대한 것 같던데...
몇 시에나 끝날지...
오늘은 이 밤의 [끄틀]잡고 몸부림 치고싶지 않네요.
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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