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 31, 2012

우리말, 되는대로 2012-10-31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2. 10. 31.(수요일)
'되는대로'라는 부사는 참 재밌는 낱말입니다.
크게 세 가지 뜻이 있는데요.
아무렇게나 함부로, 사정이나 형편에 따라, 가능한 한 최대로
라는 뜻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이 시월 마지막 날이네요.
저에게 올 시월은 유난히 바빴습니다.
그래서 몇 번 우리말 편지를 쓰지 못하고 예전에 보낸 편지로 갈음했었죠. ^^*
일이 많으면 '되는대로' 하면 될 텐데요.

'되는대로'라는 부사는 참 재밌는 낱말입니다.
크게 세 가지 뜻이 있는데요.
아무렇게나 함부로, 사정이나 형편에 따라, 가능한 한 최대로
라는 뜻입니다.
되는대로 일하다가는 큰코다친다, 옷가지들을 옷장에 되는대로 쑤셔 박았다처럼 쓸 수 있고,
아무 종이로나 되는대로 바른 방문, 반찬 투정은 그만하고 되는대로 먹어처럼도 쓰며,
되는대로 빨리 오시오, 이왕 젊어서 되는대로 자꾸...처럼도 씁니다.
좋다고도 볼 수 없고, 나쁘다고도 볼 수 없는 그런 애매한 뜻입니다.

그래서
일을 되는대로 한다라고 하면,
아무렇게나 한다고 볼 수도 있고,
형편에 따라 최선을 다한다고 볼 수도 있으며,
가능한 한 빨리빨리 처리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는대로' 우리말 편지를 쓰고,
저는 일 하겠습니다. ^^*
위에서 쓴 '되는대로'는 가능한 한 빨리 쓴다는 뜻입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엘레지]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무척 춥네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어제는 애들과 함께 이천 누나 집에 다녀왔습니다.

가는 길에 아들 녀석이 "아빠, 쉬 마려워요."라고 하기에,
"조금만 참아라, 고모 집에 가서 누자..."라고 다독였죠.
집에 가자마자 마당에 오줌을 누더군요. ^^*

어제 본 아들 녀석 고추를 떠올리니 생각나는 게 있네요. ^^*

엘레지가 뭔지 아시죠?
엘레지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두 가지 뜻이 나옵니다.
먼저 흔히 우리가 말하는 슬픈 노래라는 뜻이 있습니다.
이 엘레지는 프랑스말(lgie, elegy)에서 왔다고 합니다.
"슬픔을 노래한 악곡이나 가곡."이라는 뜻입니다.
원래는 "슬픔의 시, 죽은 이에 대한 애도의 시"를 뜻하였으나
18세기경부터 슬픔을 나타내는 악곡의 표제로 많이 쓰이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가수 이미자 씨를 엘레지의 여왕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슬픈 노래를 자주 불러서 그런 별명이 붙었나 봅니다.
우리말큰사전에서는 비가, 만가, 애가로 풀어놨네요.

다른 뜻으로
구신(狗腎)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한방에서 개의 거시기를 이르는 말입니다.

정리하면,
엘레지에는 두 가지 뜻이 있는데,
프랑스말에서 온 외래어로는 슬픈 노래라는 뜻이 있고,
순 우리말로는 개의 거시기라는 뜻이 있습니다.
전혀 어울리지 않죠?

그렇지만 누군가 해운대 엘레지나 황혼의 엘레지를 부르면 저는 자꾸 이상한 생각이 든답니다.
해운대에 돌아다니는 개와 가을에 쓸쓸히 가랑잎을 밟는 개를 떠올립니다.

제가 이상한가요? ^^*

고맙습니다.
이번 주도 자주 웃으시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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