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 11, 2012

우리말, '열락조' -> '연락 줘' 2012-10-12

맞춤법에 맞지 않는 문장을 화면에 보이는 것은 공영방송에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연락 줘'를 '열락조'라고 쓴 것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은 어제보다 더 쌀쌀하네요.
그래도 주말에는 풀린다니 다행입니다.
저는 주말에도 일터에 나와야 하거든요. ^^*

어제저녁에 우연히 '착한남자'라는 KBS연속극을 봤습니다.
처음에 '차칸남자'라고 제목을 뽑았다고 혼나고 '착한남자'로 바꾼 바로 그 연속극입니다.

길을 지나다가 우연히 잠깐 봤는데,
기억을 잃은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게 나중에 자신이 생각나거든 찾아오라고 준 쪽지를 읽는 장면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쪽지에 맞춤법이 틀린 글이 있었다는 겁니다.
연락을 달라는 뜻으로 '열락조'라고 썼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제가 늘 보는 연속극이 아니라서 전체적인 상황은 잘 모릅니다.
주인공이 기억을 잃어버려서 맞춤법도 같이 까먹은 그런 설정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설사 그렇더라도
맞춤법에 맞지 않는 문장을 화면에 보이는 것은 공영방송에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연락 줘'를 '열락조'라고 쓴 것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아구탕과 아귀탕]

안녕하세요.

어젯밤 KBS 단박인터뷰에 박노자 교수가 나왔습니다.
끝날 때쯤 '아구탕'이 먹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고, 자막도 '아구탕'이라고 나왔습니다.
싱싱한 아귀와 된장, 콩나물, 미더덕 등을 넣고 끓여내는 것은 '아귀탕',
고춧가루와 다진 파, 마늘 따위로 매운맛을 내고, 미더덕, 콩나물, 미나리 따위를 넣어 아귀와 함께 시원하고 개운한 맛을 내는 찜은 '아귀찜'입니다.
아구탕이나 아구찜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사전에 아구찜이나 아구탕은 없습니다.
방송에서 아구찜이라고 자막이 나오는 것은 분명 잘못되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좀 다른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며칠 전 '과일주'가 아니라 '과실주'가 맞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왜 그렇죠?
과일주나 과실주나 뭐 그리 다른 게 있다고 과일주는 틀리고 과실주만 맞죠?

중국 강남지방에서 들여온 콩이라 '강남콩'이라 이름 붙인 콩이 있습니다.
그러나 소리를 내기 어려운 강남콩보다 '강낭콩'으로 쓰는 사람이 많아지자,
표준어를 강남콩에서 강낭콩으로 바꾸었습니다.

이렇게 쓰는 말이 바뀌어,
표준어가 바뀌기도 하고 복수표준어가 되기도 합니다.

식당에 가서 보면
아구탕이라 하지 아귀탕이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아구찜에 소주 한잔한다고 하지, 아귀찜에 소주 한잔 한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아귀는 그저 사전에만 남아 있고, 우리 삶과는 동떨어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아귀와 아구를 같이 표준어로 봐야 한다고 봅니다.

소고기와 쇠고기처럼
과일주와 과실주, 아구탕과 아귀탕을 복수표준어로 만들면 어떨까요?

제가 오늘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세상에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고,
내 말만 옳고 네 말은 틀리다고 할 수 없이 여러 생각이 함께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내가 인정받으려면 먼저 남을 인정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네 생각이 틀린 게 아니라,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회가 좋습니다.
내년에는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