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 9, 2012

우리말, 광어가 아닌 넙치 2012-04-10


거의 모든 식당에서도 광어라고 쓰고 언론에서도 주로 광어라고 쓰는데,
농식품부에서 이번에 광어라 쓰지 않고 넙치라고 써 주셔서
앞으로는 많은 분이 '광어'를 버리고 '넙치'를 드실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에 귀가 번쩍 뜨이는 기분 좋은 뉴스를 들었습니다.
내일부터 음식점 원산지 표시 대상이 수산물까지 확대돼,
앞으로는 일반음식점 등에서 판매하는 넙치와 조피볼락, 참돔, 미꾸라지, 뱀장어, 낙지 등 6개 품목에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고 합니다.

1.
참 좋은 소식이면서
광어라고 쓰지 않고 넙치라고 쓰신 농림수산식품부에 엎드려 절을 하고 싶습니다.
거의 모든 식당에서도 광어라고 쓰고 언론에서도 주로 광어라고 쓰는데,
농식품부에서 이번에 광어라 쓰지 않고 넙치라고 써 주셔서
앞으로는 많은 분이 '광어'를 버리고 '넙치'를 드실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순우리말 넙치를 두고 한자에서 온 광어를 쓸 아무런 까닭이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

2.
원산지를 표시해야 하는 수산물로 '넙치와 조피볼락, 참돔, 미꾸라지, 뱀장어, 낙지 등 6개 품목'이라고 했는데요.
품목이 6개 일 때, 그 품목을 다 쓴 뒤에 그다음에 ''을 붙이는 게 바를까요, 붙이지 않는 게 바를까요?
'
'이 매인이름씨(의존명사)로 쓰일 때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먼저, "그 밖에도 같은 종류의 것이 더 있음을 나타내는 말."
울산, 구미, 창원 등과 같은 공업 도시/정치, 군사, 경제, 사회 등 여러 면에 걸친 개혁처럼 씁니다.
다음은
"
두 개 이상의 대상을 열거함을 나타내거나 열거한 대상을 한정함을 나타내는 말."로 쓰입니다.
남부군 사령부의 주최로 거리가 가까운 전남, 전북, 경남 등 3도 유격대의 씨름 선수를 초빙하여 씨름 대회를 열었다처럼 씁니다.
,
원산지를 표시해야 하는 수산물로 넙치, 조피볼락, 참돔, 미꾸라지, 뱀장어, 낙지 이렇게 여섯 개를 열거하고,
이것에 한정하여 원산지를 표시한다는 뜻으로 뒤에 ''을 붙여 씁니다.

오늘 저녁에는 비가 올 거라고 합니다.
이 비가 내일 국회의원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
분향소/빈소]

어떤 분은 저에게 조심스럽게 조언을 하십니다.
하루에 두 번씩 우리말편지를 보내면 읽는 사람이 소화불량에 걸린다고...
그러나 저는 꼭 보내고 싶은 내용을 보내지 않으면,
밤에 잠이 안 오고,
낮에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아마 어젯밤에 상상플러스 내용을 보내지 않았으면 잠을 자지 못했을 것이고,
지금 이 우리말편지를 보내지 않으면 오늘 하루가 편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제가 싫으시면 '수신거부'를 살포시 눌러주세요.

오늘은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셨던 고 이종욱 님의 장례가 있는 날입니다.
평생을 빈곤국가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세계보건기구에 몸을 바친 고 이종욱 사무총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소식에
세계가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 애도에 동참하면서,
'
빈소' '분향소'의 차이를 알아볼게요.

'
빈소',
'
상여가 나갈 때까지 관을 놓아두는 방'으로,
사람이 죽으면 빈소는 한 군데밖에 없습니다.
고 이종욱 님의 빈소는 아마도 제네바에 있을 겁니다.

'
분향소',
'
영정을 모셔놓고 향을 피우면서 돌아가신 분을 기리는 곳'으로,
여기저기에 많이 차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 이종욱 님의 분향소가 UN 본부에도 있고, 서울대학교에도 있을 수 있는 겁니다.

어제, 5 23일 자 경향신문 1면에 '이종욱 WHO 사무총장 순직'이라는 꼭지의 기사가 있는데,
맨 끝 문장이,
'
빈소는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 의대 구내 함춘회관 1층 사랑방에 마련됐다.'이네요.

아마도,
기사를 쓴 기자가 '빈소' '분향소'를 착각했나 봅니다.

인터넷에서 보니, 연합뉴스도 그런 착각을 했네요.
http://www3.yonhapnews.co.kr/cgi-bin/naver/getnews_new?0420060522101002001+20060522+2001

서울대 의대에 있는 것은,
고 이종욱 님의 시신이 있는 '빈소'가 아니라,
명복을 비는 '분향소'입니다.

거듭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애도(哀悼) : 사람의 죽음을 슬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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