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 20, 2012

우리말, 쑥스럽다 2012-02-21


[쑥쓰럽따]라고 읽고, 쓰기는 '쑥스럽다'로 써야 바릅니다.
가끔은 소리 나는 대로 쓰시는 때가 있습니다. 표준말은 '쑥스럽다'입니다.


안녕하세요.

1.
어제 보낸 편지에서 '설거지' '설겆이'라고 썼습니다.
'
막내' '막네'라고 써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앞으로 꼼꼼하게 보겠다는 다짐을 보내드리는 편지에서 또 틀렸으니 할 말이 없습니다.
이제는 죄송하다는 말씀도 쑥스럽네요.

2.
"
하는 짓이나 모양이 자연스럽지 못하여 우습고 싱거운 데가 있다."는 뜻을 지닌 그림씨(형용사) '쑥스럽다'입니다.
딱 제 꼴이 그렇게 쑥스러운 것인데요.
이는 [쑥쓰럽따]라고 읽고, 쓰기는 '쑥스럽다'로 써야 바릅니다.
가끔은 소리 나는 대로 쓰시는 때가 있습니다. 표준말은 '쑥스럽다'입니다.

3.
며칠 전에
'
노인'이라는 낱말이 '무기력하다', '병약(病弱)하다'는 부정적 어감을 주므로
'
시니어'로 바꿔야 한다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었다는 편지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대로 님이 저에게 편지를 보내주셨고, 그 편지를 제가 같이 읽으실 수 있도록 보내드렸는데요,
어제 오후에 이대로 님이 페이스북에 올리신 글을 보니,
다행스럽게도 '시니어복지법을 낸 손숙미 의원이 이 법안을 며칠 전에 철회'했다고 합니다.
참으로 잘하신 일입니다.
아마 여러분도 그 법안을 없던 일로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 주셨으리라 믿습니다.

4.
오늘 아침 아가야 박춘선 님의 페이스북에 뜬 글은 보니,
어제 MBC에서 '난임프로젝트'라는 방송이 있었나 봅니다.
박춘선 님은 2005년부터 아가야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애를 쉽게 배지 못하는 분들은 도와주고 계십니다.(www.agaya.org)
그분이 '난임'을 처음 말씀하셨습니다.
불임(不姙)은 아무리 힘써도 애를 밸 수 없는 것이고,
여러 가지로 힘을 쓰면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애를 밸 수 있는 게 '난임(難姙)입니다.
'
난임'이 이제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른 어엿한 표준말입니다.
이 또한 여러분의 관심이 큰 보탬이 되었을 것입니다.

오늘 날씨가 참 좋을 거라고 합니다.
이 좋은 날씨처럼 오늘도 자주 웃으시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
알쏭달쏭/알쏭알쏭]

요즘 띄어쓰기만 계속해서 보내드렸는데,
보내는 저도 지겹고 읽으시는 여러분도 따분하실 것 같아서,
오늘은 재밌는 이야기 하나 보내 드릴게요.

'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여 얼른 분간이 안 되는 모양',
'
알쏭달쏭'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을 일본말로 하면 '아리까리',
중국말로 하면 '갸우뚱'이고,
독일말로 하면 '애매모호',
프랑스말로는 '아리송'입니다.
그럼 아프리카 말로는 뭘까요?

답은,
'
긴가민가'입니다. ^^*


오늘은 그 '알쏭달쏭'을 소개해 드릴게요.
'
알쏭달쏭'의 본래 뜻은,
'
여러 가지 빛깔로 된 점이나 줄이 ‘고르지 않게’ 뒤섞여 무늬를 이룬 모양'입니다.
알쏭달쏭 고운 무지개처럼 쓰죠.
거기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여 분간하기 매우 어려운 모양',
'
기억이나 생각 따위가 계속 떠오를 듯하면서도 떠오르지 않는 상태'라는 뜻도 있습니다.
알쏭달쏭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처럼 쓰죠.

그럼,
'
알쏭달쏭'과 반대로
'
여러 가지 빛깔로 된 점이나 줄이 ‘고르게’ 뒤섞여 무늬를 이룬 모양'을 뜻하는 낱말은 뭘까요?
그건 바로 '알쏭알쏭'입니다.
'
알쏭달쏭' '알쏭알쏭',
'
' '' 한 자 차이지만 뜻은 정 반대가 됩니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
알쏭달쏭' '알쏭알쏭'은 점이나 줄이 고르고 고르지 않은 상태로 정 반대의 뜻이지만,
'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여 얼른 분간이 안 되는 모양'이라는 뜻은 두 낱말 모두 같다는 겁니다.
,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할 때는 '알쏭달쏭'이라고 해도 되고, '알쏭알쏭'이라고 해도 됩니다.
알쏭달쏭 생각이 잘 안 날 수도 있고, 알쏭알쏭 생각이 잘 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편지를 매조지며 하나 더 소개하고 싶은 낱말이,
'
알록달록'입니다.
'
알록달록',
'
여러 가지 밝은 빛깔의 점이나 줄 따위가 고르지 아니하게 무늬를 이룬 모양'을 뜻합니다.
꽃들이 알록달록 저마다 빛깔을 뽐내고 있다처럼 쓰죠.
이와 반대 뜻이 있는 낱말은?
'
여러 가지 밝은 빛깔의 점이나 줄 따위가 고르게 무늬를 이룬 모양'을 뜻하는 낱말은?

'
알쏭알쏭'처럼, '알록'이 되풀이되는,
'
알록알록'입니다.
알록알록 예쁜 무늬가 있는 옷/알록알록 곱게 수를 놓은 저고리처럼 씁니다.

오늘 편지는 좀 알쏭달쏭하고 알쏭알쏭하죠?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