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30, 2015

우리말, 매무시와 매무새 2015-11-30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1. 30.(월요일)
안녕하세요.

오늘도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

아이가 거울 앞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사춘기가 시작되었다고 보면 된다고 한다. 부모가 아무리 ‘겉모습보다 실력’이라고 잔소리해도 이 무렵 아이들은 거의 ‘실력보다 겉모습’을 신봉하게 된다. 물론 첫인상이 겉모습에 좌우되는 현실에서 예쁘고 멋지게 보이고자 하는 것은 사람의 본성이니 나무랄 일은 아니지만, 사람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세태가 올바르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우리나라가 성형대국으로 불리고 있는 것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수술까지 해가면서 겉모습을 바꾸지 않더라도, 밝은 표정과 깔끔한 옷맵시로 얼마든지 예쁘고 멋지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옷을 입을 때, 단정하게 매고 보기 좋게 여미고 하는 것을 ‘매무시하다’라고 한다. 이 말은 “매무시를 가다듬다”, “매무시를 잘 하다” 들처럼 쓰인다. 이와는 달리, 흔히 ‘매무새’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이 말은 ‘옷을 아름답고 곱게 입은 맵시’를 뜻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매무새가 단정하다”, “매무새가 헝클어지다” 들처럼 쓰인다. ‘매무시’와 ‘매무새’를 구별하자면, “매무시한 모양새”가 바로 ‘매무새’이다. 그리고 ‘매무시’에는 ‘-하다’가 붙어 ‘매무시하다’라고 쓰이지만, ‘매무새’에는 ‘-하다’가 붙어 쓰일 수 없다.

이 말들과는 달리, ‘맵시’라는 말은 “아름답고 보기 좋은 모양새”를 가리키는 말이다. “맵시가 나다”, “맵시를 부리다” 들처럼 폭넓게 쓰이는데, 여러 ‘맵시’ 가운데 ‘옷맵시’가 ‘매무새’와 통한다. 이 ‘맵시’에도 ‘매무새’와 마찬가지로 ‘-하다’가 붙지 않는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반거들충이]

안녕하세요.

벌써 금요일입니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시간만 흘러가네요.
다음 주는 12월이고... 왠지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해 놓은 일이 없어서...

'반거들충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무엇을 배우다가 중도에 그만두어 다 이루지 못한 사람."을 뜻하죠.
게으른 놈은 언제나 반거들충이 밖에 안 된다처럼 씁니다.

제가 그런 것 같습니다.
연구소에서 일하다 잠시 이곳으로 와서 일 좀 배운다는 게 벌써 2년입니다.
이제는 돌아가야 하는데...
이곳 일에 재미를 붙여 한두 해 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고 나서 돌아가면 연구 감각이 많이 떨어진텐데...
반거들충이가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모도리'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빈틈없이 아주 여무진 사람", "조금도 빈틈없이 썩 모이게 생긴 사람."입니다.
그는 아주 당찬 모도리여서 남에게 사기당하지는 않을 것이다처럼 씁니다.

제가
모도리는 못되더라도 반거들충이는 되지 않아야 하는데...
11월의 마지막, 곧 한 해의 마지막 달을 맞으려니 괜히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러면서 나이가 드는 거겠죠? 쩝...^^*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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