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19, 2015

우리말, 괘꽝스럽다 2015-11-19

안녕하세요.

저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
요즘 들어 술을 마시면 자주 기억이 끊깁니다.
남들은 모르지만, 저는 기억이 안 나는 때가 잦습니다.
어제도 그랬고요.
이러다 치매가 일찍 올까 걱정입니다. 정말로…….

우리말에 '괘꽝스럽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말이나 행동이 엉뚱하고 괴이한 데가 있다."는 뜻을 지닌 그림씨(형용사)로
이렇게 손자를 달래다가 청승스러운 자기 목소리에 문득 돌아간 자기 마누라의 생각이 되살아나서 괘꽝스럽게 눈물이 핑 돌기도 했다처럼 씁니다.

제가 괘꽝스레 놀지 않았기에 남들은 몰랐겠지만 저는 어젯밤 일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걱정입니다.
오늘도 술, 내일도 술인데…….
진짜 걱정입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햇님과 해님]


안녕하세요.

햇볕이 참 좋죠?
오늘도 해님이 저를 반겨주시네요. ^^*

어제 점심때 누군가 저에게 묻기를
왜 '햇님'이 아니라 '해님'이 맞냐고 물으시더군요.
[핸님]으로 소리가 나니 마땅히 사이시옷을 넣어서 적어야 하지 않냐면서...

1.
먼저,
해님은 해를 인격화하여 높이거나 다정하게 이르는 말입니다.
해님의 발음은 [핸님]이 아니라 [해님]입니다.

2.
사이시옷은 두 낱말이 합쳐져 사잇소리 현상이 나타났을 때 쓰는 'ㅅ'입니다.
해님은
해라는 낱말과 님이라는 접미사가 합쳐진 겁니다.
낱말과 낱말의 결합이 아니므로 사이시옷을 쓰지 않습니다.

따뜻한 기운으로 꽃을 피게 만드는 '해님'은
[해님]으로 소리내고 '해님'으로 쓰는 게 바릅니다.
제 일터에 있는 벚꽃이 활짝 피었네요.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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