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5, 2015

우리말, 싸가지와 거시기 2015-11-06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1. 6.(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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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싸가지와 거시기-성기지 운영위원
주변에서 ‘싸가지’란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는데, 방송이나 공공장소에서 이 말을 쓸 수 있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다. 아마 이 말이 비속어라고 생각돼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이 말은 사투리(강원, 전남)이긴 하지만 비속어가 아니므로 방송이나 공공장소에서 사용해도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이 말은 ‘어떤 일이나 사람이 앞으로 잘 될 것 같은 낌새’를 뜻하며, 표준말은 ‘싹수’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앞으로 잘될 것 같으면, “싹수가 있다.”, “싸가지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반대로, 잘될 가능성이나 희망이 애초부터 보이지 않으면 “싹수가 노랗다.”, “싸가지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비록 ‘싸가지’란 말이 좋지 않은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그렇다고 ‘싸가지’ 자체가 속어나 비어인 것은 아니다. 말이란 사용하기 나름이다.

‘싸가지’와 함께 호남 사투리로만 알고 있는 ‘거시기’ 또한 표준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듯하다. ‘거시기’는 어떤 일이나 사물의 이름이 얼른 떠오르지 않을 때 그 대신으로 이르는 말이다. 친구 이름이 얼른 떠오르지 않을 때 “저, 우리 동창, 거시기 있잖아.” 할 수 있고, 어떤 일을 바로 말하기가 거북할 때에도 “저, 거시기, 지난번에는 죄송했습니다.”고 말할 수 있다. 일상적인 언어생활에서 매우 요긴하게 쓸 수 있는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문제를 냈습니다]

안녕하세요.

무척 쌀쌀하네요.
저는 오늘 아침에도 애들과 함께 집을 나섰는데요.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애들이 커가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합니다.
어찌 그리 말도 잘하고 눈치가 빠른지요.
어른인 제가 생각해도 깜짝 놀랄 말을 할 때가 잦습니다.
며칠 전 아침에 제가 늦잠을 좀 잤더니,
"아빠, 힘들어요? 오늘 하루 쉬시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어쩜 그리 예쁘던지요.
그 어린아이의 마음에도 아빠가 측은해 보였나 봅니다.

어린애는 어린애다워야 한다지만 그래도 신기합니다.
그리고 잘 자라주는 게 무척 고맙습니다. ^^*

오늘 문제를 낼게요.
어린아이의 말이나 행동이 어른 같은 데가 있을 때 쓰는 말을 맞히시는 겁니다.
좀 뚱겨드리자면
어른스럽다와 꼴이 좀 닮았습니다. ^^*
아슴푸레와 어슴푸레가 닮았듯이...

맨 먼저 답을 '댓글로 달아주시는 분'께 갈피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답장으로 보내시면 제 일터에서 편지를 열어볼 수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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