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 23, 2014

우리말, 우리 2014-02-24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2. 24.(월요일)
'우리'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우리'에 갇힐 수도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새로운 월요일 아침입니다. ^^*

지난주 금요일 오후에
교보문고 전 대표이사이신 김성룡 님을 모시고 공무원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주제의 세미나를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좋은 말씀이 많았지만,
그 가운데서 '우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남이냐'할 때의 우리처럼 말하는 이가 자기와 듣는 이, 또는 자기와 듣는 이를 포함한 여러 사람을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로 쓰입니다.
그러나 이 '우리'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우리'에 갇힐 수도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라는 하나의 낱말을 그렇게 멋지게 비유를 들어주시더군요.

오늘은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지만,
사고는 '우리'에 갇히지 않도록 깨어있는 생각을 하며 살도록 힘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사바사바? 짬짜미!]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주도 기쁘고 좋은 일만 많이 생기시길 빕니다.

어제 인터넷 뉴스를 보니 검찰과 법원의 고위 간부가 사석에서 비밀리에 만났다고 하네요.
왜 만났을까요?
요즘 검찰이 낸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자꾸 기각되고 있는데...
혹시 두 기관이 만나 국민 모르게 뭔가 '사바사바'하려고 그런 것은 아니겠죠?

'뒷거래를 통하여 떳떳하지 못하게 은밀히 일을 조작하는 짓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 '사바사바'입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올라있는 낱말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사바사바뿐만 아니라 '사바사바하다'는 것까지 올라있습니다.

사바사바의 어원을 좀 볼까요?
이 낱말은 일본어에서 왔다고합니다.
'捌く'에서 '-하다'라는 뜻의 어미 く를 없애고 어간인 さば만 남긴 겁니다.
さば는 고등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さばさば[사바사바]라고 하면 고등어를 다 팔아치우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게 발전해서 무엇인가를 적당히 처리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발전한 거죠.
마음이 후련하거나 동작이나 성격이 소탈하고 시원시원한 뜻도 있다고 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鯖を?む[사바오요무]에서 왔다고도 합니다.
고등어를 세다는 뜻인데, 어물전에서 고등어를 팔면서 대충 세면서 담아 눈속임함을 뜻합니다.

게다가,
산스크리트어의 sabha(사바)에서 온 불교 용어라고 주장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뜻은 속세라고 합니다.
뭐가 진짜 어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거야 언어학자들이 할 일이죠.
어쨌든 사바사바는 '떳떳하지 못한 방법으로 일을 조작하는 짓'임은 분명합니다.

이런 사바사라를 우리가 쓸 까닭이 없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사바사바를 '짬짜미'로 다듬었습니다.
짬짜미는
'남모르게 자기들끼리만 짜고 하는 약속이나 수작.'을 뜻합니다.

아무쪼록
검찰과 법원의 고위 간부가 만나 '짬짜미' 하지 않았기를 빌고,
뭔가 구린내 풀풀 나는 야로가 없었기를 빕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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