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 20, 2014

우리말, 야로/개염/더펄이 2014-02-21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2. 21.(금요일)
(야로: 남에게 드러내지 아니하고 우물쭈물하는 속셈이나 수작을 속되게 이르는 말)
(개염: 부러워하며 샘하여 탐내는 마음)
(더펄이: 성미가 스스럼이 없고 붙임성이 있어 꽁하지 않은 사람)
안녕하세요.

오늘 새벽에 김연아 선수 보셨나요?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아침에 뉴스를 보면서 애들이,
"아빠, 저 선수는 실수하고도 금메달인데, 왜 김연아 선수는 잘했는데도 은메달인가요?"
라고 물었습니다.
할 말이 없더군요.

이건 뭔가 야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야로: 남에게 드러내지 아니하고 우물쭈물하는 속셈이나 수작을 속되게 이르는 말)
텃새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했지만, 이건 좀 너무한 것 같습니다.

개염을 내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좀 심했습니다.
(개염: 부러워하며 샘하여 탐내는 마음)

경기를 끝내고 홀가분한 듯 잠시 눈물을 보였던 김연아 선수,
점수가 나오자 허탈한 웃음을 보였고,
인터뷰에서는 온 힘을 다했으니 후회는 없다고 하더군요.
더펄이 같은 성격이 참 맘에 듭니다. ^^*
(더펄이: 성미가 스스럼이 없고 붙임성이 있어 꽁하지 않은 사람)

비록 은메달이지만,
우리는
은메달이라 쓰고 금메달이라 읽겠습니다.

김연아 선수,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더 큰 발전이 있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첫과 처음]

김연아 선수가 시니어피겨 사상 첫 금메달을 땄군요.
한국 선수가 그랑프리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피겨가 한국에 도입된 지 100년 만에 처음이라고 하네요.
축하할 일입니다.

저도 덩달아 축하하면서,
'처음'과 '첫'을 좀 갈라볼게요.

'첫'은
'맨 처음의' 라는 뜻의 관형사로 뒤에 오는 명사와 띄어 써야 합니다.
첫 경험/첫 시험/첫 월급/첫 사건처럼 띄어 쓰죠.
첫 삽을 뜨다처럼 쓰시면 됩니다.

가끔은 첫이 접두사로 쓰이기도 하는데요.
이런 경우는 한 단어로 봐서 붙여씁니다.
첫걸음, 첫나들이, 첫날, 첫날밤, 첫눈, 첫돌, 첫딸, 첫마디, 첫머리, 첫사랑, 첫새벽, 첫서리, 첫술, 첫인사, 첫인상, 첫차 따위입니다. 마땅히 사전에 한 단어로 올라 있습니다.

'처음'은 명사로
'시간적으로나 순서상으로 맨 앞.'을 뜻합니다.
곧, 어떤 일이나 행동을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것임을 나타냅니다.
처음과 나중/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다/처음이라서 일이 서툴다, 이런 일은 생전 처음이다처럼 씁니다.
명사니까 앞 말과 띄어 씁니다.

다시 앞으로 가 보면,
김연아 선수가 시니어피겨에서 맨 처음으로 금메달을 땄으므로 '첫 금메달'이 맞고,
피겨가 한국에 도입된 지 100년 동안 그런 일이 없었으므로,
그런 상을 받는 것은 '처음'이 맞습니다.

김연아 선수가 우리나라에서 피겨사상 처음으로 첫 금메달을 딴 것을 거듭 축하합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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