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 26, 2013

우리말, 진돗개와 진도견 2013-02-27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2. 27.(수요일)
어제 낸 문제 답은 진도견(珍島犬)입니다.
사전에는 '진돗개'와 '진도견'이 올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낸 문제가
사이시옷 규정에 따라 천연기념물 제53호는 '진돗개'라고 쓰는데,
그런데 그렇게 쓰고 보니 '진도'라는 지명이 없어지는 문제가 있어,
'진도'라는 지명을 살려 쓰려면 어떻게 쓰면 되는지를 묻는 거였습니다.
답은 진도견(珍島犬)입니다.
사전에는 '진돗개'와 '진도견'이 올라 있습니다.

청주시 신ㅈㅅ, 종로구 김ㅂㄹ, 서울 중구 정ㄷㅊ, 관악구 이ㅂㄱ, 광주시 박ㅅㅈ 님께 갈피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1.
가끔 드리는 말씀이지만, 맞춤법 규정이 현실과 맞지 않는 게 좀 있습니다.
그 한가운데 사이시옷이 있다고 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사이시옷은 두 낱말이 합쳐질 때 붙이는데,
한자+한자일 때는 '곳간, 셋방, 숫자, 찻간, 툇간, 횟수'만 사이시옷을 붙이고 다른 것은 붙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맘에 안 들고 어색하긴 하지만, 촛점이 아니라 초점이고, 갯수가 아니라 개수라고 써야 합니다.
사이시옷을 붙이는 6개 낱말을 어떤 기준으로 뽑았는지는 모르지만,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진돗개'는 한자+순우리말이면서 [진도깨]나 [진돋깨]로 소리내기에 사이시옷을 넣어서 적습니다.
그렇다 보니 '진도'가 없어져 버리는 것이죠.
'진도'를 살려쓰려면 어쩔 수 없이 한자말인 견(犬)을 붙여 '진도견'으로 써야 합니다.

이걸 어떻게 봐야할까요?

2.
요즘은 도로 이름 주소를 씁니다.
그 주소에서는 00길을 쓰는데, 이때는 사이시옷 규정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개나리가 많이 핀 길 이름을 [개나리낄]이라 소리를 내더라도 '개나릿길'이라 적지 않고 '개나리길'이라 적습니다.
아마도 도로 이름을 살리고자 그렇게 한 것 같습니다.
진돗개도 그렇게 하면 어떨지를 생각해봅니다.

3.
어제 편지를 보시고 주광현 님이 보내주신 편지를 같이 읽고자 합니다.
정답은 '진도견'입니다. '진돗개'라고 표기하고 이렇게 한 표기가 맞춤법에 맞는 표기라고 하지만 이는 '견강부회'라고 봅니다. 이유는 '진도개' 가 고유명사이기 때문입니다. 새로 나온 주소 이름에 '길 이름'에는 사이시옷을 붙이지 않는다는 단서를 붙였는데, 왜 그럴까요? 이는 '길 이름'이 고유명사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한 나라의 맞춤법이 논리에 맞아야 하지 않겠는지요? 형평성에도 맞아야 하고요. 사이시옷이 들어가야할 '길이름'에는 길 이름이라는 이유로 사이시옷을 빼고, '진도개'는 보통명사로 취급해 '진돗개'로 쓰면 형평상 문제가 있지 않나요? 또한 '진도개'로 표기하고 발음도 <진도깨'가 아닌 '진도개'로 하면 순화된 발음으로 발음상 문제가 없을 것 같은 데요.

고맙습니다.
아래는 지난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건들건들]

안녕하세요.

참으로 반가운 소식입니다.
탈레반에 잡혀있던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르면 오늘부터 풀려난다고 하네요.
기분 좋은 소식입니다.

어제 문제 답은 '살피꽃밭'입니다.
답과 함께 주소를 보내주신분이 열 분도 안 되네요.
그래서 오늘도 문제를 내겠습니다. ^^*

아침에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더니,
"양동이로 퍼붓듯이 비가온다."라고 하시네요.
해남은 비가 많이 내리나봅니다.
어제는 그리 더웠는데...

요즘 날씨가 오락가락하네요.
이맘 때는 초가을이라고 해도 되나요?
더위가 지나가길 비는 마음으로 가을 이야기 좀 할게요.

'건들'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문화어(북한 표준말) 부사로 "바람이 부드럽게 불어오는 모양"을 뜻합니다.
거의 같은 뜻의 표준말은 '건들건들'입니다.
"바람이 부드럽게 살랑살랑 부는 모양"이죠.
거기서 온 '건들거리다'는 "바람이 부드럽게 살랑살랑 불다"는 뜻입니다.

건들, 건들건들, 건들거리다가 어떤 뜻인지 쉽게 아시겠죠?
이러한 낱말에서 온,
'건들바람'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요즘같은 첫가을에 선들선들 부는 바람을 이르는 말로,
건들바람에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서늘한 기운이 돈다처럼 씁니다.

'건들팔월'도 있습니다.
8월은 건들바람처럼 어느덧 획 지나간다는 뜻으로 일컫는 말이죠.

건들칠월도 뜻이 비슷한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어정칠월을 표준어로 삼았습니다.
어정어정하는 사이에 7월이 획 지나가 버린다는 뜻이겠죠.

'어정칠월 동동팔월'이라는 익은말(속담)도 있습니다.
농가에서 칠월 달은 어정어정하는 사이에 지나고,
팔월 달은 가을걷이 때문에 동동거리는 사이에 지나간다는 말입니다.

자, 여기서 또 문제를 내겠습니다.

요즘처럼
첫가을에 비가 내리다가는 금방 개고
또 비가 내리다가는 다시 개고 하는 장마를 뭐라고 하는지를 맞히시는 겁니다.
딱히 요즘이 장마는 아니지만,
문제를 내다보니...^^*

어제 답을 맞히신 분이 백 분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주소를 쓰지 않으신 분도 계셨습니다.
오늘도 답과 함께 주소를 보내주십시오.
모두 백 분께 선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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