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18, 2011

우리말, 날개/나래, 냄새/내음 2011-09-19

새나 곤충의 몸 양쪽에 붙어서 날아다니는 데 쓰는 기관은 '날개'가 바릅니다. 이 날개의 문학적 표현으로 '나래'를 인정했습니다. '날개'보다 부드러운 느낌이죠. '냄새'는 코로 맡을 수 있는 온갖 기운을 뜻합니다. 이 온갖 냄새 가운데서도 향기롭거나 나쁘지 않는 냄새를 따로 '내음'이라고 표준말로 올렸습니다. 안녕하세요. 서늘하니 참 좋네요. 아침에 아들 녀석과 같이 자전거로 일터에 나오는데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기분이 참 좋더군요. ^^* 다음 달 9일이 한글날입니다. 한글날을 앞두고 우리말 편지를 널리 퍼트리고자 추천을 부탁드렸습니다. 지난 주말에 여섯 분이 27명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지난 8월 31일 바뀐 표준어 규정에 따라 현재 표준말과 별도의 표준말로 추가로 인정받은 게 25개 낱말입니다. 그 가운데 오늘은 나래와 내음을 같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새나 곤충의 몸 양쪽에 붙어서 날아다니는 데 쓰는 기관은 '날개'가 바릅니다. 이 날개의 문학적 표현으로 '나래'를 인정했습니다. '날개'보다 부드러운 느낌이죠. 그 새는 타는 놀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나는 나래를 풍선처럼 부풀려 올리더니 힘차게 깃을 치며 허공을 향해 솟구쳐 올랐다처럼 씁니다. '냄새'는 코로 맡을 수 있는 온갖 기운을 뜻합니다. 이 온갖 냄새 가운데서도 향기롭거나 나쁘지 않는 냄새를 따로 '내음'이라고 표준말로 올렸습니다. 봄 내음/바다 내음/고향의 내음처럼 씁니다. 날개와 나래, 냄새와 내음을 모두 표준말로 올린 것은 좋은 것 같습니다. 거기에 방귀/방구, 한편/한켠도 같이 검토해 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나래와 내음이 틀렸다는 내용인데요. 이제는 틀리지 않으니 누리집에 올리신분들은 지워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번 주에는 일이 무척 많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재밌게 보내야겠죠? ^^* 고맙습니다. [꽃내음 풀내음] 안녕하세요. 일터 앞에 나뒹구는 낙엽이 참 멋지네요. ^^* 한글학회가 있습니다. 그 학회에서 국립국어원(문화관광부)의 후원으로 아름다운 우리말 가게이름을 뽑습니다. 며칠 전에 새 가게를 뽑았네요. 대구시에 있는 '꽃내음 풀내음'이라는 꽃집입니다. http://www.hangeul.or.kr/cgi-bin/hanboard/read.cgi?board=h_news&x_number=1194256291&nnew=1 가게 이름이 참 멋지죠? 꽃내음 풀내음... 만약 이 이름이 '꽃냄새 풀냄새'라면 어땠을까요? '꽃향기 풀향기'는 어때요? 맛이 좀 떨어지나요? 실은 냄새가 표준어이고 내음은 표준어가 아닙니다. 새나 곤충에 달린 날개도 날개가 표준어이고 나래는 표준어가 아닙니다. 비록 표준어는 그렇지만, 내음이나 나래도 나름의 느낌을 지니고 있으므로 복수표준어로 봐 주면 어떨까요? 그 말을 쓰는 사람이 다른 느낌으로 쓰고 있고, 문법으로 따져 엉터리가 아니라면 표준어로 올려 떳떳하게 쓸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냥 제 생각입니다. ^^* 꽃내음 풀내음... 참 좋네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딸내미 방구] 오늘 아침에 밥을 먹는데, 딸내미가 옆에서 ‘뿌웅~~~’하는 소리를 내더군요. 그게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방!구!”라고 또박또박 말하는데 어찌나 귀여운지... 요즘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하거든요.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 잘 가르쳐야 하는데... 오늘은 ‘방구’에 대한 겁니다. ‘음식물이 배 속에서 발효되는 과정에서 생기어 항문으로 나오는 구린내 나는 무색의 기체’는 ‘방구’가 아니라 ‘방귀’입니다. 방구는 강원, 경기, 경남, 전남, 충청지방에서 쓰는 사투립니다. 그런데도 방송이건 일반사람들 대화에서건 ‘방귀’보다는 ‘방구’라는 낱말을 더 많이 씁니다. 심지어는 어떤 소설책에도 ‘방구’라고 써져 있더군요. 말 나온 김에 하나만 더 짚으면, ‘코로 맡을 수 있는 온갖 기운’을 ‘냄새’라고 하는데, 이 낱말을 ‘내음’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향 냄새’보다는 ‘고향 내음’이 왠지 더 정감 있잖아요. 그러나 ‘내음’은 경상도 지방에서 쓰는 사투립니다. ‘코로 맡을 수 있는 온갖 기운’은 ‘냄새’지 ‘내음’이 아닙니다. 끝으로 하나만 더 “새나 곤충의 몸 양쪽에 붙어서 날아다니는 데 쓰는 기관”은 ‘날개’지, ‘나래’가 아닙니다. ‘나래’는 강원도 지방에서 쓰는 사투립니다. ‘방구’가 ‘방귀’보다 더 정감 있고, ‘내음’이 ‘냄새’보다 더 어울리며, ‘나래’가 ‘날개’보다 더 잘 날 것 같아도, 표준말은 ‘방귀’, ‘냄새’, ‘날개’입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한켠과 한편] 안녕하세요. 오늘도 어제처럼 무척 더울 거라고 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길 빕니다. 오늘 아침 6:25 KBS1뉴스에서 "장롱 한켠"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월드컵 응원한 붉은 티셔츠를 장롱 한켠에 넣어두지 말고 아프리카로 보내자는 말이었습니다. 여기에 쓰인 '한켠'이 아직은 표준말이 아닙니다. '한편'이나 '한쪽 편'이 맞습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한켠'과 '한편'을 다른 뜻으로 쓰고 있습니다. '냄새'와 '내음'도 다른 맛으로 쓰고 있습니다. '고향 내음'이나 '꽃 내음'이라고 하지 '고향 냄새'나 '꽃 냄새'라고는 않잖아요. '날개'와 '나래'도 말 맛이 다릅니다. '상상의 나래'를 폈다고 하지 '상상의 날개'를 폈다고는 하지 않죠. 이렇듯 실생활에서 쓰는 낱말이 표준말이 아닌 게 꽤 있습니다. 이런 낱말을 표준말로 올려 우리 말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것도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냥 저 혼자 그렇게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 청설모에 청서의 뜻을 넣고, 책갈피에 갈피표의 뜻을 넣어 둘 다 쓸 수 있게 하면서, 한켠과 한편, 냄새와 내음, 날개와 나래는 왜 하나만 쓰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째, 체, 채] 벌써 금요일입니다. 뭘 하고 살았는지는 몰라도 시간은 잘 가네요. 요즘은 이제 막 25개월 된 제 딸 아이가 사과를 통째로 먹습니다. 어찌나 먹성이 좋은지... 딸아이 먹여 살리려면 돈 많이 벌어야겠습니다. ^^* 오늘은, 째, 체, 채의 구별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ㅔ’와 ‘ㅐ’의 발음을 구별하지 못해 흔히 헷갈리는 문젭니다. 먼저 사전에 나와 있는 뜻을 보면, ‘째’는 ‘그대로’, 또는 ‘전부’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 그릇째/뿌리째/껍질째/통째로/밭째처럼 씁니다. ‘채’는 이미 있는 상태 그대로 있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로, 옷을 입은 채로 물에 들어간다/노루를 산 채로 잡았다/벽에 기대앉은 채로 잠이 들었다/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나는 뒷짐을 진 채 마당을 어정거렸다처럼 씁니다. ‘체’는 -척 이라는 뜻으로, 보고도 못 본 체/모르는 체를 하며/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체/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돈을 본 체 만 체 하다처럼 씁니다. 뒤에 ‘하다’가 붙으면, ‘척하다’는 뜻입니다. 잘난 체하다/못 이기는 체하고 받다/알고도 모르는 체하다/똑똑한 체하다처럼 씁니다. 정리하면, ‘체’는 “그럴듯하게 꾸미는 거짓 태도나 모양”이라는 뜻으로 ‘척’과 같은 뜻이며, ‘채’는 “이미 있는 상태 그대로 있다”는 뜻입니다. 뜻은 다르지만 발음이 비슷해서 많이 헷갈리죠. ‘째’는 ‘체, 채’와 발음은 다르지만, 뜻은 ‘그대로’라는 뜻이 있어 ‘채’와 혼동하기 쉽습니다. 중요한 차이는, ‘채’는 앞에 관형어가 와야 하는 의존명사인 데 반해, ‘째’는 ‘그대로’나 ‘전부’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는 겁니다. 이 말은 곧, ‘채’는 앞말과 띄어 쓰지만 ‘째’는 앞말에 붙여 써야 한다는 의밉니다. 글을 쓰고 다시 읽어봐도 좀 헷갈리네요.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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