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13, 2011

우리말, 허섭스레기도 맞고 허접쓰레기도 맞습니다 2011-09-14

"좋은 것이 빠지고 난 뒤에 남은 허름한 물건"을 '허섭스레기'라고 합니다. 그러나 지난 8월 31일에 바뀐 표준어 규정에 따라 앞으로는 '허접쓰레기'도 표준말입니다. 안녕하세요. 한가위 풍성하고 넉넉하게 보내셨나요? 저는 어머니가 올라오셔서 어린 애 데리고 차 안에서 고생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세 가지 소원이 있으십니다. 하나는 방송국 구경 가서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 얼굴 보는 것이고, 다를 하나는 청와대 구경 가는 것이며, 끝으로 세 번째 소원은 그동안 사신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내는 것입니다. 첫 번째 소원은 목포 문화방송국에 들러 기자와 뉴스 진행자를 보고 같이 사진 찍는 것으로 풀어 드렸습니다. 두 번째 소원인 청와대 방문은 오늘 갑니다. 오늘 하루 일터에 휴가를 내고, 오전에는 융건릉에 들르고, 오후에는 청와대에 가기로 예약을 해 뒀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일터에 나가지 않습니다. ^^* 지난 주말에 세 분이 열 분에게 우리말 편지를 추천해 주셨네요. 고맙습니다. "좋은 것이 빠지고 난 뒤에 남은 허름한 물건"을 '허섭스레기'라고 합니다. 그러나 지난 8월 31일에 바뀐 표준어 규정에 따라 앞으로는 '허접쓰레기'도 표준말입니다. 아래 편지는 예전에 보낸 것으로 '허접쓰레기'로 쓰면 안 된다는 내용인데, 이제는 '허접쓰레기'도 표준말이므로 누리집 등에 올리신 분은 그 부분을 지워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한가위 피로가 아직 덜 풀리셨겠지만, 오늘도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허접 쓰레기? 허섭스레기] 저는 아침을 꼭 먹는데, 요즘은 아침을 먹으면서 텔레비전 드라마를 봅니다. 7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아침 드라마인데 가난한 양반집 규수가 무식쟁이 부잣집으로 시집가서 겪는 아픔을 그린 드라마입니다. 거기에서 무식한 시어머니가 혼수를 트집 잡아 며느리를 구박하면서, "날 뭐로 보고 이런 허접 쓰레기 같은 걸 혼수라고 해 왔느냐?"라고 호통을 칩니다. 말도 안 되는 트집에다 하는 말도 틀렸네요. 행여 혼수가 별볼일없더라도 '허접 쓰레기'는 아닙니다. 아마도 그 시어머니는 "헛치레나 쓰레기 같은 혼수"를 말하고 싶어 '허접 쓰레기'라고 했는지 모르지만 그런 말은 없습니다. 다만, '허섭스레기'라는 낱말은 있습니다. 허섭스레기는 "좋은 것은 빠지고 남은 허름하고 잡스런 것"라는 뜻의 명사입니다. 좋은 것은 빠지고 남은 허름한 것이라 쓸모없는 쓰레기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서 '허접 쓰레기'라고 했겠지만 그런 낱말은 없습니다. 허섭스레기라는 말 듣지 않으려면 오늘도 열심히 살아봅시다. 우리말123 보태기) 1. 야후국어사전에는 "...보통 허접쓰레기 장수가 아닌 것이 분명했다."라고 '허접쓰레기'를 썼으나 이는 틀린 겁니다. http://kr.dic.yahoo.com/search/kor/result.html?pk=49866&userquery=%C7%E3%C1%A2%BE%B2%B7%B9%B1%E2&subtype=&type=kor&p=%C7%E3%C1%A2%BE%B2%B7%B9%B1%E2&field= 2. '날 뭘로 보고'가 아니라 '날 뭐로 보고'입니다. 그 까닭은 '무엇을'의 준말이 '뭘'이기 때문입니다. 3. '허접'이라는 낱말은 "도망친 죄수나 노비 등을 숨기어 묵게 하던 일"로 여기에 쓰일 멜이 없습니다. 4. '멜'은 전라도 지방의 사투리로 '까닭'이라는 뜻입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쟁이/장이] 오늘은 분당에 출장 갑니다. 이 좋은 날씨에 바람 쐬는 기분으로 다녀오겠습니다. 오늘은 아주 쉬운 겁니다. ‘쟁이’와 ‘장이’를 가르는... 표준어 규정 제9항에 있는 내용인데요. 기술자는 ‘장이’를 쓰고 기술자가 아니면 ‘쟁이’를 씁니다. 좀더 깊게 보면, ‘장이’는 ‘그것과 관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 간판장이/땜장이/미장이/옹기장이/칠장이처럼 씁니다. ‘쟁이’는 ‘그것이 나타내는 속성을 많이 가진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 겁쟁이/고집쟁이/떼쟁이/멋쟁이/무식쟁이처럼 쓰죠. 여기까지가 사전에서 따온 내용입니다. 이 기준에 따라 ‘점장이’가 맞는지 ‘점쟁이’가 맞는지 갈라 보세요. 또, 양복쟁이와 양복장이는 어떻게 가르죠? 저는 이렇게 가릅니다. ‘장이’가 장이 장(匠) 자를 쓰므로, 수공업 기술자에게는 ‘장이’를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쟁이’를 쓰는 거죠. 이제 다시 점장이/점쟁이, 양복쟁이/양복장이를 갈라보죠. 점을 치는 사람은 어떤 수공업 기술을 가진 게 아니므로 ‘점쟁이’가 맞고, 양복 만드는 기술을 가진 사람은 수공업 기술이 있으므로 ‘양복장이’이며, 양복만 주로 입는 사람은 기술과 상관없으므로 ‘양복쟁이’입니다. ‘점장이’는 없는 낱말이고, ‘양복장이’와 ‘양복쟁이’는 둘 다 표준어입니다. 구별하기 쉽죠? 오늘도 즐겁게 보내세요.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