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15, 2016

우리말) 살판 2016-05-16

안녕하세요.

새벽에는 바람이 몹시 불고 비가 세차게 내렸는데,
아침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해가 나오면서 날씨가 참 좋네요.

우리말에 '살판'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민속놀이에서 줄타기 재주의 하나로 줄 위에서 공중으로 몸을 날리어 거꾸로 한 바퀴 돌아 줄을 두 다리 사이로 끼고 앉으며 두 손으로 줄을 잡는 동작을 이릅니다.
지금은 없어진, 남사당놀이의 세 번째 놀이로 광대가 손으로 땅바닥을 짚고 뛰어넘으면서 부리는 재주라고도 합니다.

이 낱말이 지금은 뜻이 바뀌어
"재물이 많이 생기거나 좋은 일이 거듭되어 살림이 좋아지는 판국"으로 쓰거나
(아버지가 병환도 나으시고 다시 직장에 다니시니 우리 집도 이제 좀 살판이 좋아지겠지.)
"기를 펴고 살아 나갈 수 있는 판."이라는 뜻으로 씁니다.
(내일부터 여름 방학이니 살판 만났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살판'은 있지만 '죽을판'은 없습니다.
아마도 좋은 일만 자주 생기기를 비는 뜻에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요? ^^*

새롭게 맞는 월요일입니다.
날씨를 보니 이번 주도 살판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주 웃으면서 즐겁게 삽시다. ^^*

성제훈 드림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얼토당토않다]

안녕하세요.

한가위 잘 보내셨나요?
저는 이번에 고향에 가지 못했습니다.
회사일이 너무 바빠서 제가 가지 못하고, 어머니가 올라오셨습니다.

예전에는 아무리 바빠도 고향에는 꼭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회사일 핑계 대고 고향에 가지 않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제가 그렇게 되고 보니 좀 뻘쭘하네요. ^^*

우리말에 '얼토당토않다'는 말이 있습니다.
'옳지도 마땅하지도 않다'는 말에서 왔습니다.
'옳다'와 '마땅하다'를 모두 부정하고 있으니 '전혀 합당하지 않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는 게 이런 건가 봅니다.
가끔은 얼토당토않은 일은 하면서 살아가는 게 삶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비록 얼토당토않은 일을 하고, 또 그런 일을 겪고 살더라도
그래도 많이 웃는 데는 당할 장사 없을 겁니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뻘쭘하다'는
"어색하고 민망하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우리말 편지는 제가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성제훈이고 누리편지는 jhsung@korea.kr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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