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14, 2016

우리말) 집가심과 볼가심 2016-05-09

안녕하세요.

연휴 잘 보내셨나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집가심과 볼가심-성기지 운영위원


새 집을 사거나 남이 살던 집에 이사를 가게 되면, 티끌 하나 없이 집안 청소를 깨끗이 하게 되는데, 이를 두고 흔히 “입주 청소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알맞은 우리말이 있는데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말에 ‘집가심’이라는, 이 경우에 꼭 알맞은 말이 있다. 입안을 개운하게 씻어내는 것을 입가심이라 하는 것과 같이, ‘가심’이란 말이 물로 깨끗이 씻어내는 것을 뜻하므로, ‘집가심’은 집안을 완전히 씻어내는 청소를 가리키는 것이다. “입주 청소를 한다.”보다는 “집가심한다.”가 훨씬 우리말다운 표현이다.
‘집가심’이란 말이 본디부터 집 청소를 뜻하는 말은 아니었다. 사람이 흉한 일을 당한 집을 흉가라고 하는데, 그 흉가에 들어가 살기 위해서, 무당을 시켜 악귀를 깨끗이 가셔내는 풍습이 있었다. 이것을 집가심이라 하다가, 요즘에 들어 그런 풍습이 사라지고, 집을 깨끗이 청소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굳어졌다.
‘가심’을 응용한 말 가운데 ‘볼가심’이란 말이 있다. 이것은 볼에 있는 시장기를 가셔 낸다는 말이니, 아주 적은 양의 음식으로 겨우 시장기나 면하는 일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다. 지난날 우리 선조들은 끼닛거리가 없어서 죽 한 그릇으로 많은 식구들이 볼가심을 했었지만, 요즘엔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볼가심을 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의사들은 지나치게 먹는 양을 줄이는 생활이 몸과 마음에 모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리라 경고하고 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신경 끄다]


안녕하세요.


달력을 보니 오늘이 추분이네요. ^^*


어제 낸 문제인

"설, 추석 따위의 명절에 부득이 그날 찾아가 인사를 하지 못할 경우, 그전에 미리 찾아가는 일."은 '밀뵙기'입니다.

아마도 '미리 뵙기'가 줄어든 말 같습니다.

어떤 분에게 선물을 드려야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내일쯤 알려 드리겠습니다. ^^*


어제 오후에 제가 존경하는 과장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때 하신 말씀이 너무 튀지 않게 평범하게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오늘 아침에 본 고도원의 아침편지에도

'가장 안전한 것은 평균보다 살짝 수준 높게 입는 것이다. 베스트 드레서가 되려 하지 마라.'라는 월이 있네요.


어제 끝난 인사청문회를 보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명색이 지도층이라는 분들이 별로 깨끗하지 않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큰소리를 쳤고, 앞으로도 그러실텐데...

더 나가면 제가 다칠 것 같으니 여기서 멈추겠습니다.

다만, 그쪽은 신경을 끄겠습니다. ^^*


흔히

뭔가에 더는 관심을 두지 않을 때 '신경을 끄다'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이는 좀 어색한 말 같습니다.

불을 끄다처럼 타는 불을 못 타게 하거나,

전등을 끄다, 라디오를 끄다처럼 전기나 동력이 통하는 길을 끊어 전기 제품 따위를 작동하지 않게 할 때는 '끄다'를 쓰지만,

불이나 동력이 아닌 사람의 마음 상태인 신경이나 관심에는 '끄다'보다는 '두다'나 '기울이다'를 쓰는 게 더 부드러운 것 같습니다.

'신경 꺼라'보다는 '신경 쓰지 마세요.'라고 하는 게 낫고,

'관심 꺼주세요.'보다는 '관심 두지 마세요'나 '관심 기울이지 마세요'라고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저는 높은 자리에 올라갈 생각이 손톱만큼도 없고,

남보다 튀어보고 싶은 생각도 눈곱만큼도 없습니다.

그저 제 식구와 오순도순 '평범'하게 사는 게 제 바람이자 꿈입니다.

그런 삶을 쭉 이어가고자 오늘도 자주 웃으면서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죽 이어가다'나 '쭉 이어가다' 모두 쓸 수 있습니다.

또,

눈에서 나오는 진득진득한 액이나 그것이 말라붙은 것은 '눈꼽'이 아니라 '눈곱'입니다.
우리말 편지는 제가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성제훈이고 누리편지는 jhsung@korea.kr이며,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