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 6, 2015

우리말, 밤을 지새우다(2) 201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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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제 편지에서 ‘지새우다’를 소개했고, '새다'에 '지'가 왜 들어갔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그걸 보시고
김용성 님은 이런 댓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지+새우다...?
'지' 어디서 왔을까?
우리말 '죄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김없이 모조리 다 라는 뜻입니다.
한밤을 처음부터 끝까지 라는 뜻이 될 겁니다.
그러면 (죄+새웠다) 이렇게 써야 바른말일 것입니다.

그리고 '새다' 라는 말도 우리말 '쇠다' 가 있습니다.
어떤 때를 맞이하여 시간을 넘기다 보내다 지내다 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한밤을 '지새다 '가 아니고 (죄쇠다...죄쇠었다)가 정확한 표기의 말일 것입니다.

즉, '밤을 죄쇠었다' 는 어떤 날 밤을 처음부터 끝까지 잠자지 않고 보냈다는 뜻입니다. 날이 새다 하고는 관계가 없으며 따라서 지새다는 잘못된 표기일 것입니다.
날이 샜다 할 때의 새다 의 바른 표기도 날이 섰다 날이 서다 이지 새다 가 아닐 것입니다.
"어제는 책 읽느라고 밤을 죄쇴더니 금방 날이 섰더라고...."
"얘야 잠 안 자니? 그러다 날 서겠구나..."


권ㅇㅅ 님은 이런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지새다는 설명을 처음에 ‘달빛이 사라지다’로 설명을 잘 시작해 주셔서 바로 ‘음 그래서 ‘지새다’였구나’ 감이 왔어요.
‘달빛이 지다와 날이 새다’에서 나온 말이라고 이해를 했습니다. 지고 새다. 지새다
그런데 왜 중간에 잘 모르겠다는 설명을 넣으셨는지요. ㅋ

고맙습니다.

같이 보면 좋을 것 같아서 여기에 옮겼습니다.

지난 이틀 동안 우리말 편지 글이 좀 작았죠?
스마트폰에 맞춰서 보내봤는데요. 많은 분이 읽기 불편하다고 하셔서, 다시 돌아갑니다. ^^*

고맙습니다.
오늘부터는 지난 2009년에 보냈던 편지를 다시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드름장아찌]

안녕하세요.

오늘도 여전히 춥네요.
2009년이 벌써 이틀째입니다. 올 한 해 계획 잘 세우셔서 좋은 성과 거두시길 빕니다.

장아찌가 뭔지 아시죠?
오이, 무, 마늘 따위를 간장이나 소금물에 담가 놓거나 된장, 고추장에 박았다가 조금씩 꺼내 양념하여서 오래 두고 먹는 음식을 뜻합니다.
된장이나 간장에 절이거나 담가서 만들어야 하기에 마땅히 짭니다.
만약에, 처마 밑에 얼어붙은 고드름을 따다가 간장에 절이면 어떻게 될까요?
길쭉한 고드름을 된장에다 푹 박아 놓으면 금방 다 녹아서 싱거운 물이 되고 말겠죠?
고드름장아찌라는 게 말도 안 되죠?

사전에서 고드름장아찌를 찾아보면, 진짜로 그런 낱말이 있습니다.
말이나 행동이 싱거운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입니다.
올 한 해 계획 잘 세우셔서 맹물 같은 고드름장아찌란 말 듣지 마시길 빕니다.

저도 꾸준히 우리말편지를 보내겠습니다.
그저 편하게 읽어주십시오.
제가 아는 지식이 철철 넘쳐서 자랑하고자 보내는 편지가 아닙니다.
제가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같이 나누고자 보내드리는 것입니다.
이 밖에 아무런 뜻도 없습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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