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11, 2014

우리말, 다리다/달이다 2014-11-10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11. 11.(화요일)
'다리다'와 '달이다'는 다릅니다.
안녕하세요.

이틀 뒤면 수능시험을 보는 날입니다.
어디에서 보니 '한방에 다린 평온차'라는 게 있네요.

다리다와 달이다는 다릅니다.
'달이다'는,
"약제 따위에 물을 부어 우러나도록 끓이다."라는 뜻으로,
보약을 달이다/뜰에서 달이는 구수한 한약 냄새...처럼 씁니다.

'다리다'는,
"옷이나 천 따위의 주름이나 구김을 펴고 줄을 세우기 위하여 다리미나 인두로 문지르다."라는 뜻입니다.
다리미로 옷을 다리다/바지를 다려 줄을 세우다/다리지 않은 와이셔츠라 온통 구김살이 가 있다처럼 씁니다.

이렇게 '다리다'와 '달이다'는 뜻이 전혀 다릅니다.
'한방에 다린 평온차'는 아마도 한약재를 넣어서 달인 차라는 뜻일 겁니다.
그렇다면, '한방에 달인...'이라고 해야 바릅니다.

한약재를 바닥에 부어 놓고 다리미로 미는 게 아니라면 달이는 겁니다.

시험은 늘 떨립니다.
모두 시험 잘 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무색 치마]

어제도 무척 후덥지근했는데,
오늘도 어제처럼 후텁지근할 것 같네요.

여름에는 반소매에 흰색 옷을 입어야 덜 덥다는 거 아시죠?
오늘은 색깔이야기입니다.

'무색'이라는 낱말을 아시죠?

무색(無色)은 유색(有色)의 반대말로 "아무 빛깔이 없음"을 뜻합니다.
그래서 '무색무취'는 "아무 빛깔과 냄새가 없음"을 뜻합니다.

그 무색 말고...
'무색 치마'라고 하면 어떤 색깔의 치마를 뜻할까요?

색깔이 없는 색? 그 색은 어떤 색이죠?
설마 투명한 치마? 허걱...
아니면 흰색 치마?

'무색'은 '물색'에서 온 말로 "물감을 들인 빛깔"이라는 뜻입니다.
물에 물감을 탄 뒤 그 물에 천을 넣어 천에 물을 들입니다. 곧, '물색'이 '천색'이 되는 거죠.
따라서 '무색 치마'는 흰색이나 투명한 치마가 아니라,
"물감을 들인 천으로 만든 치마"라는 뜻입니다.
울긋불긋한 '무색 치마'도 말이 되고,
샛노란 '무색 저고리'도 말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조선일보에 난 기사하나를 잇습니다.

한글 푸대접, 안될 말이죠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5/29/200805290012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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