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 4, 2011

우리말, 잔불과 뒷불 2011-04-05 두번째

우리말에 '뒷불'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산불이 꺼진 뒤에 타다 남은 것이 다시 붙어 일어난 불"을 뜻합니다.
일단 불은 껐지만 뒷불을 조심해야 한다처럼 씁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편지를 하나 더 보내겠습니다.

오늘이 식목일입니다.
며칠 전 뉴스에서 들으니 올해는 작년에 견줘 22배나 많은 산불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지난주에만 250헥타르 산이 불에 탔다고 하네요.
1헥타르는 가로 100미터와 세로 100미터의 넓이입니다. 대략 축구장 1개만 하죠.
따라서 250헥타르라고 하면 가로 5km(킬로미터) 세로 5km 넓이가 됩니다. 
한순간의 실수로 그 많은 산이 잿더미가 된 겁니다.

큰 산불을 잡고 나서 검불따위를 뒤적이며 작은 불을 찾아 없애는 것을 두고 
잔불을 정리한다고 뉴스에 자주 나옵니다.

우리말 잔불은 '화력이 약한 총알'을 뜻합니다.
작은 짐승을 잡을 때 쓰죠. 흔히 잔불을 놓다고 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잔불(殘불)을 올리고
타고 남은 불, 꺼져가는 불이라고 뜻을 풀어놨습니다.
사람들이 '잔불'이라고 많이 쓰니 본래의 뜻(화력이 약한 총알)에 '꺼져가는 불'이라는 뜻을 더 넣은 것 같습니다.

우리말에 '뒷불'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산불이 꺼진 뒤에 타다 남은 것이 다시 붙어 일어난 불"을 뜻합니다.
일단 불은 껐지만 뒷불을 조심해야 한다처럼 씁니다.

오늘은 식목일입니다.
식목일은 나무를 심는 날이지, 나무를 태우는 날이 아닙니다.
잔불이건 뒷불이건 
오늘은 산불이 없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고양꽃박람회 직진 200M]

주말 잘 보내셨죠?
저는 고양 꽃박람회에 다녀왔습니다.
금요일 저녁에 가서 이틀간 퍼지게 놀다 돌아왔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생각한 건데요.
한국도로공사에서 만든 도로표지판에 있는 거리 표시는 단위가 정확합니다.
그러나 다른 곳에서 만든 표지판의 단위는 많이 틀려있습니다.

오늘은 그 단위에 대해서 짧게 말씀드릴게요.
‘단위’ 하면 할 말이 많은데, 차분히, 천천히 풀어가기로 하고,
오늘은 쉬운 것만 할게요.

놀러 가는 길에,
‘고양꽃박람회 좌회전 3.2km’라고 써진 간판이 있었고,
‘고양꽃박람회 직진 200M’라고 써진 간판이 있었습니다.

앞에 있는 것은 고속도로에 있는 간판이고,
뒤에 있는 것은 고양시에서 만든 간판입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우리는 흔히,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로 미터를 씁니다.
그 미터를 ‘M’으로 표시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단위에서 ‘M’은 10의 6승인 메가를 의미합니다.
내 컴퓨터 하드 용량이 500메가일 경우, 500M으로 표시하죠.

길이의 단위인 미터는,
‘M’이 아니라, ‘m’입니다.
킬로미터도,
‘KM’가 아니라 
‘km’입니다.

우리나라는 2000년 12월에 만든 
국가표준기본법에서 SI단위를 법정단위로 채택하였습니다.
그 법에 따라,
미터를 길이 측정단위로 쓰게 된 겁니다.
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기회에...

어쨌든,
길이를 나타내는 미터는
‘M’으로 쓰지 않고,
‘m’으로 씁니다.

제가 일하는 방 앞에도,
‘공사현장 300M’라는 간판이 있습니다.
명색이 공학을 다룬다는 사무실 앞에 
그런 간판이 버젓이 놓여 있으니
이를 어찌해야할지...쩝...

이번 주도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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