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 28, 2013

우리말, 점잔과 점잖 2013-08-29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8. 29.(목요일)
우리말에는
'점잔'이라는 이름씨(명사)도 있습니다.
점잔을 빼다, 점잔을 부리다, 점잔을 피우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에는 수원에서 출근했습니다.
새벽에 집을 나서는데 제법 서늘한 기운이 있더군요.
그리 용을 쓰던 더위도 이제는 물러갔나 봅니다. ^^*

그제 보낸 편지에서 '넘늘이'라는 낱말을 소개했습니다.
"점잔을 지키면서도 말이나 행동을 흥취 있게 하여 즐겁게 하는 일."을 뜻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몇 분이 '점잔'이 오타인 것 같다는 댓글을 주셨습니다.

우리말에는
'점잖다'라는 그림씨(형용사)가 있습니다.
"언행이나 태도가 의젓하고 신중하다.", "품격이 꽤 높고 고상하다."는 뜻입니다.

'점잔'이라는 이름씨(명사)도 있습니다.
"점잖은 태도."를 뜻합니다.
점잔을 빼다, 점잔을 부리다, 점잔을 피우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넘늘이를 설명하면서 쓴
'점잔을 지키면서도...'는 틀린 게 아닙니다.

어떤 자리에서건 너무 점잔을 빼는 것도 좀 그렇지만,
그렇다고 너무 나서는 것도 별로 좋게 보이지는 않겠죠? ^^*

그저 점잖게 말하고, 점잖게 움직이며
넘늘이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싸 군과 국제전화]

어젯밤에 늦게 들어가서 잠이 오지 않아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뒹굴다 보니
재밌는 광고가 하나 보이네요.
차범근 감독과 가수 싸이가 나와서 국제전화를 이야기하는 것인데,
차범근 감독이 싸이 씨더러 '싸 군!'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그 광고를 보시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저는 온도가 생각났습니다.
무슨 뚱딴지같이 온도냐고요? ^^*

온도를 나타내는 단위에 섭씨가 있습니다. 흔히 우리가 보는 C로 나타내는 단위죠.
그 C는 Celsius에서 왔고, F는 Fahrenheit에서 왔다는 것은 물리 시간에 다 배우셨죠?

그 Celsius에서 섭씨라는 이름씨(명사)가 만들어졌는데,
그 단위를 처음 제안한 Celsius를 중국 사람들이 攝氏(섭씨)로 부른 데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비슷한 단위인 화씨는
Fahrenheit를 華氏(화씨)라고 부르면서 붙은 이름입니다.
만약에 제가 그 온도 체계를 만들었다면,
지금은 온도를 '성씨'라고 부를지도 모릅니다. ^^*

절대 그럴 리 없겠지만,
미국 대통령 부시가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어떤 정책을 만들면 아마도 '부씨정책'이라고 이름이 붙을 겁니다.

그냥 웃자고 해본 소립니다.
오늘도 많이 웃고 살자고요.
웃으면 복이 온다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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