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 13, 2013

우리말, 초다짐과 입맷상 2013-08-13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8. 12.(월요일)
스끼다시(つきだし)는 일본말입니다.
'초다짐'은 "정식으로 식사하기 전에 요기나 입가심으로 음식을 조금 먹음. 또는 그 음식."을 뜻하고,
'입맷상'은 "잔치 같은 때에 큰상을 차리기 전에 먼저 간단하게 차려 대접하는 음식상."을 뜻합니다.
안녕하세요.

점심 맛있게 드셨나요?
오늘부터 수요일까지는 전력이 부족할 거라면서 냉방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동안은 몇 시간이라도 해 줬는데...

오늘이 복날이라네요.
그래서 밖에 나가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삼계탕을 먹었는데, 삼계탕이 나오기 전에 여러 가지 '스끼다시'가 먼저 나오더군요.

스끼다시(つきだし)는 일본말입니다.
횟집에서 회가 나오기에 앞서 내놓은 가벼운 안주를 뜻한다고 합니다.
이를 우리말로 쓰면 뭐가 좋을까요?
어떤 분은 '곁들이찬'을 추천하셨는데요.
그렇게 일부러 만들지 않아도 '초다짐'과 '입맷상'이라는 좋은 우리말이 있습니다.
'초다짐'은 "정식으로 식사하기 전에 요기나 입가심으로 음식을 조금 먹음. 또는 그 음식."을 뜻하고,
'입맷상'은 "잔치 같은 때에 큰상을 차리기 전에 먼저 간단하게 차려 대접하는 음식상."을 뜻합니다.

이렇게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 스끼다시를 쓸 까닭은 없겠죠?

우리말에 '훈감하다'는 낱말도 있습니다.
"맛이 진하고 냄새가 좋다.", "푸짐하고 호화롭다."는 뜻입니다.
잊어버리지 않도록 자주 살려 쓸 낱말입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한메일에 편지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지금 한메일에서 편지를 받으시는 분들은 앞으로도 받으실 수 있나 봅니다.
'있나 봅니다.'...
정확히는 잘 모릅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꽃 이름]

주말에 잘 쉬셨나요?
저는 식구와 함께 과천에 있는 식물원에 다녀왔습니다.
아내가 들꽃을 좋아하거든요. ^^*

오늘은 꽃 이야기 좀 해 볼게요.
꽃 이름에는 나름대로 까닭이 있습니다.
꽃 이름 앞에 붙은 낱말을 보면 그 뜻을 대충 알 수 있습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거의 다 그렇습니다.

먼저,
'갯'이 들어가면 해안이나 갯벌, 냇가 등지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갯메꽃, 갯질경이 따위죠.
'골'이 들어가면 골짜기에서 사는 식물입니다. 골등골나물, 골사초 따위죠.
'산'은 높은 산에서 자라는 식물로 산구절초, 산부추, 산수국, 산골무꽃 따위입니다.
'구름'이 들어가도 높은 산에 있거나 꽃이나 잎이 구름처럼 뭉쳐 피는 것입니다. 구름국화, 구름떡쑥, 구름송이풀, 구름체꽃, 구름패랭이, 구름사초 따위죠.
'두메'가 들어가도 높은 산에서 사는 식물입니다. 두메양귀비, 두메투구꽃, 두메부추, 두메잔대 따위죠.
'벌'이 들어가면 마땅히 확 트인 벌판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벌개미취, 벌노랑이, 벌깨풀 따위죠.
'물'이 들어가면 물가에 자라는 식물입니다. 물매화, 물봉선, 물머위, 물미나리아재비 따위죠.
'돌'이 들어가면 돌이 많은 곳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돌단풍, 돌바늘꽃, 돌양지꽃, 돌나물 따위죠.
'바위'가 들어가면 마땅히 바위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바위솔, 바위떡풀, 바위구절초 따위죠.
'섬'은 육지가 아닌 섬에서만 자라는 식물로, 섬초롱꽃, 섬백리향, 섬쑥부장이, 섬천남성, 섬기린초, 섬말나리 따위가 있습니다.
'참'이 들어가면 진짜나 먹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참나리, 참바위취, 참좁쌀풀, 참개별꽃 따위죠.
'개'는 '참'의 반대로 먹을 수 없거나 못생긴 경우에 씁니다. 개구릿대, 개쑥부장이, 개망초, 개여뀌, 개연꽃 따윕니다.
'나도'나 '너도'는 다른 식물이지만 생긴 모양이 비슷한 경우에 붙입니다. 나도바람꽃, 나도송이풀, 나도양지꽃, 나도옥잠화너도바람꽃, 너도골무꽃 따윕니다.
'가는'이 들어가면 잎이 가늘 다는 뜻으로, 가는잎구절초, 가는잎돌쩌귀, 가는장구채, 가는층층잔대 따윕니다.
'가시'가 들어가면 마땅히 그 식물에 가시가 있겠죠. 가시여뀌, 가시연꽃, 가시엉겅퀴, 가시오갈피 따윕니다.
'갈퀴'가 들어가면 갈퀴가 있습니다. 갈퀴나물, 갈퀴덩굴 따윕니다.
'끈끈이'가 들어가면 꽃이나 잎에 끈끈한 액이 있습니다. 끈끈이대나물, 끈끈이주걱, 끈끈이장구채 따위죠.
'우산'이 들어가면 잎이나 꽃이 우산 모양이죠. 우산나물, 우산잔대, 우산방동사니 따윕니다.
'털'이 들어가면 꽃이나 잎에 털이 있습니다. 털동자꽃, 털머위, 털여뀌, 털중나리 따위죠.
'톱'이 들어가면 잎이나 줄기에 톱모양이 있는 식물입니다. 톱잔대, 톱풀, 톱분취, 톱바위취 따윕니다.
'각시'나 땅, 애기, 왜, 좀, 병아리가 들어가면 식물의 크기가 작습니다.
각시붓꽃, 각시원추리, 각시취, 각시둥글레, 땅나리, 땅비싸리, 땅채송화, 애기나라, 애기현호색, 애기괭이눈, 애기원추리, 왜개연꽃, 왜솜다리, 왜현호색, 왜제비꽃, 왜당귀, 좀고추나물, 좀꿩의다리, 좀붓꽃, 좀가지풀, 병아리풀, 병아리난초, 병아리다리 따윕니다.
그러나 '큰', 왕, 참, 말 따위가 붙으면 잎이나 꽃이 큽니다.
큰구슬봉이, 큰까치수영, 큰꽃으아리, 왕고들빼기, 왕제비꽃, 왕원추리, 왕별꽃, 왕갈대, 참꿩의다리, 참좁쌀풀, 참나리, 참당귀, 말나리, 말냉이, 말냉이장구채 따윕니다.

마땅하지만,
이런 거라도 알고 꽃을 보면 더 재밌지 않을까요?

아 참,
제가 이 꽃을 다 아느냐고요?
설마 제가 이 꽃을 다 알거라고 생각하고 물어보신 것은 아니죠? ^^*

우리말123

보태기)
'들꽃'을 '야생화'라고 하는데,
야생화(野生花)보다는 들꽃이 좋지 않나요?

야생초(野生草)도 마찬가집니다.
저는 '야생초'보다 '들풀'이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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